군산 나포초등학교 열린교육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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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북군산시나포면에 있는 나포초등학교의 전체 학생 1백50여명은 점심.청소시간이면 각자의 반을 떠나 '훼밀리 활동' 을 벌인다.

'이슬' '클로버' '진달래' 등으로 불리는 12개의 훼밀리는 6학년 형.누나부터 1학년 막내까지 골고루 12~13명씩으로 구성돼 있다.

각 훼밀리는 같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공동으로 청소도 하며 방과후 밑다짐학습시간에는 협동학습을 하기도 한다.

무지개훼밀리의 3학년 지혜민양은 "집에는 동생 1명밖에 없어 심심할 때가 많은데 학교에 오면 오빠.동생들이 11명이나 돼 너무나 좋다" 며 "모르는 것은 언니들에게 물어보고 1, 2학년 동생들에게는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한다" 고 말했다.

군산나포초등학교의 '기쁨만끽 학교만들기' 라는 독특한 열린교육이 학생.학부모는 물론 다른 학교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학교 본관 1층 복도에 들어서면 박사모를 쓴 학생들의 사진이 걸려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창의력을 개발하고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박사와 영웅 대우' 라는 독특한 제도에 따른 것이다.

독서.음악.그림.체육 등 12개 영역에 걸쳐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박사증' 을 주고 박사증 6개 이상을 획득하면 '영웅' 칭호와 함께 사진을 찍어 걸어준다.

현재 이 학교에는 34명의 영웅들이 있다.

전교생이 호미를 들고 매주 1시간씩 땀 흘리는 노동학습시간도 이 학교만의 자랑. 8천여평의 교지에 전혀 농약 사용을 않고 고사리손으로 풀을 매고 가꿔 요즈음 농촌 들녘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메뚜기.방아깨비 등을 이 학교 주변에선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를 잡아 학습교재 등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자치.자율능력과 꿈을 함께 키워주기 위해 어린이회 회장은 대통령, 부회장은 부통령 등의 칭호를 붙인 '나포어린이공화국' 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졸업생들은 20년 후의 모습과 직업 등 장래의 희망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 항아리 속에 담아 정원 한편에 묻어 저장하는 타임캡슐 행사도 갖고있다.

김홍렬 (金洪悅) 교장은 "암기위주 공부에만 치중하는 교육으로는 우리의 장래가 어두울 수 밖에 없다" 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해 이처럼 독특한 열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 말했다.

군산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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