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중국에 대규모 컴퓨터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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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삼보컴퓨터가 중국 동북지역의 중심도시인 선양 (瀋陽) 시에 대규모 컴퓨터단지를 조성한다.

선양시와 공동으로 만들어질 이 '삼보컴퓨터종합단지' 에 필요한 10만여평의 땅과 건물 등은 선양시가 대고 삼보측은 설비.기술.인력, 그리고 대출이자의 절반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운영자금은 시당국이 중국은행으로부터 저리로 대출받아 다시 삼보에 빌려주고 이자도 삼보와 시가 반반씩 부담하는 조건이다.

삼보컴퓨터 이용태 (李龍兌) 회장과 무쑤이신 (慕綏新) 선양시장은 13일 서울여의도 삼보사옥에서 합자투자의향서 조인식을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

무쑤이신 시장은 "선양시는 삼보에 공장부지와 건물 4개동 등 각종 시설을 무상으로 대여하는 한편 현지 전문인력 등 값싼 노동력도 제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세제감면.동종업종 진출규제 등 지방정부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덧붙였다.

李회장은 "삼보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제공해 컴퓨터관련 부품회사들이 함께 들어서는 대규모 컴퓨터단지를 조성, 5년내 세계 10위의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겠다" 고 말했다.

삼보측은 현재 구체적인 생산규모와 투자액수.완공시기 등을 논의중인데 다음달중 실무팀을 구성해 현지에 보낸 뒤 내년 상반기중 입주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된 것은 외국인투자자를 찾던 선양시와 적당한 해외생산기지를 물색하던 삼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특히 공단이 조성되면 국내 컴퓨터부품업체들도 일부 유휴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보의 초저가형 PC (e머신즈) 의 국내 생산능력이 연 70만대 수준인 반면 내년에 생산해야 할 물량은 1백70만대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선양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1백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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