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중국방문]내외신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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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3일 베이징 (北京)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모두 (冒頭) 발언>

한.중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의는 양국 정상이 '21세기의 한.중 협력 동반자관계' 를 설정하고 이를 공동성명 형식으로 문서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은 우리의 대북 (對北) 포용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표명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국이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한.중 양국은 아시아 지역의 경제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상호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경제 통상 산업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일문일답>

-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남북 정상회담 논의도 있었나.

"남북 정상회담 같은 구체적 문제는 얘기가 없었다.

나는 江주석에게 우리의 대북 3대 원칙을 설명해 주었다.

江주석은 내가 또는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악의적 태도를 갖고 있거나, 해체하려 한다거나,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믿고 '믿음을 튼튼히 하는 게 좋다' 고 말해주었다.

江주석은 우리의 태도에 신뢰를 보내며 우리 정부가 흔들림없이 대북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강산 관광이나 소떼 방북을 통해 우리의 다짐이 진실이란 것을 믿게 됐다.

江주석이 직접 (우리의) 진의를 확인한 만큼 江주석이 할 수 있는 친구로서의 역할을 남북간에 해줄 것으로 믿는다. "

- 한.중.일.러 등 동북아 4개국이 순회 정상회담을 활발히 하는 이유는.

"세계 도처에 지역협의기구가 있으나 동북아에는 없다.

그런 만큼 정상회담은 더욱 중요성이 크다.

나는 3년전 한반도 주변 6개국이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구를 만들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일본에 갔을 때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총리도 같은 주장을 하더라. 빌 클린턴 미대통령에게도 제안했다고 했다.

나는 江주석에게도 그 얘기를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좀 더 많은 논의의 전개가 필요하지만 관심을 갖고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 북한 정세에 대해 아는대로 말해달라.

"북한 정세는 누구도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김정일 (金正日) 의 국방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후계작업이 완성됐고, 북한은 지금 상당히 안정된 상태에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도 지난번 인민대회를 계기로 약간의 변화가 보인다.

4자회담에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나오는가 하면 금강산 개발이나 기타 협력문제 등에 있어 金국방위원장이 표면에 나서 정주영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을 만나고 경협문제를 직접 지휘하는 이례적인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움직임이 우리가 추구하는 화해와 협력에 대한 긍정적 조짐으로 생각한다. "

- 한.중 협력 동반자관계를 정리해달라. 안보문제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한.중 두 나라는 북한에 대한 정책, 즉 한반도 평화문제에 항상 관심을 갖고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하나의 중국 지지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정치분야는 두 나라가 논의하지 못할 게 없다.안보문제는 현재 국방차관급 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킬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한.중 두 나라가 동북아 안정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군사적 입장에서 대화와 협력이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

- 정주영 회장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접견했다.

만약 북한에서 경제분야 대표가 온다면 그런 예우를 해주겠는가.

"잠수정 사건이나 미사일인지 위성인지 하는 일들이 일어나 남북교류에 부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과 성과를 얻었다.

북한의 경제 대표가 金국방위원장으로부터 중요한 임무를 띠고 온다면 우리로서는 그를 못만날 이유가 없다. "

베이징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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