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해외 입양아 푸대접…200명 권익단체 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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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코디 윈터 (30) .13세때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18세가 되던 해 "어느 국적을 선택하겠느냐" 는 양부모의 질문에 서슴없이 "코리아" 라고 대답한 어쩔 수 없는 코리안 - .

그러나 그는 현재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국적불명의 떠돌이' 신세다.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살겠다며 96년 입국한 그에게 정부는 "당신의 주민등록번호는 사라져버렸다" 며 한 식구로 받아들이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

윈터 같이 해외에 '버려졌다가' 모국에 정착하려고 돌아와 떠날 때처럼 다시 '찬밥' 취급을 받고 있는 'U턴 입양 성인' 은 줄잡아 2백여명이나 된다.

이들은 법적으로 해외동포도 아닌 외국인에 불과해 자신 명의의 은행계좌를 만드는 데 여권과 비자, 취업증명서, 한국인 보증 등이 있어야 하는등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더욱이 집을 사거나 임대하는데 각종 제약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 주민등록번호 등록이 필요한 핸드폰.호출기 구입은 꿈꿀 수도 없다.

한국에 계속 남으려면 2년마다 본국 (?)에 나가 한국대사관으로부터 2년짜리 취업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어렵사리 구한 직장을 잃기 일쑤다.

게다가 입양을 주선한 복지단체들의 기록관리가 워낙 허술, 생부나 생모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 라 이들은 이래저래 서럽기만 하다.

이에 국내 거주 해외 입양인들은 지난 3월 권익신장과 보호를 위해 '골 (GOAL:Global Overseas Adoptees' Link)' 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인과 동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특별비자 발급 등 법적인 조치를 국회 등 관계기관에 요구했지만 대책이 마련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골은 국내 거주 해외 입양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충분한 준비작업을 거쳐 내년 8월 국제학술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골의 회장 陳인자 (28.미국이름 에이미 인자.여) 씨는 "조국이 돌아온 입양아들에게 너무 냉정하다" 며 "하루 빨리 한국인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 고 호소했다.

골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http://www.net.co.kr/goal, 전화는 873 - 6353.

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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