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인 변신 의사 정영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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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궁극적으로 디지털에 휴머니즘을 불어 넣고 싶어요. 일의 편의나 능률성만을 쫓다보면 업무.기계 중심으로 되기 쉬운데, 이보다는 인간성 회복에 기여하는 소프트웨어를 추구하고 싶습니다. "

의사 정영원 (鄭永元.43) 씨는 최근 흰 가운을 벗어 던지고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지난 82년 전북의대를 졸업하고 16년 동안 공중보건의.보건소장 등으로 활동해 온 그가 전북완주군삼례읍에 있는 우석대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한 것. 鄭씨가 개발에 나선 것은 보건.복지 분야의 DB구축과 이를 통한 의사결정 지원 프로그램.

"병.의원서 환자관리나 진료 등에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묶어 지역 인트라넷을 구축, 이른바 '보건 의료복지 분야의 종합정보플라자' 를 만들 생각입니다. "

鄭씨는 특히 의료.복지기관의 의사결정을 돕는 OLAP (on line analytic processing) 프로그램 제작에 관심이 많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의료정보화의 선발업체들도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는 미개척 분야. 예컨대 이 프로그램에 A라는 환자의 증상.병력 등을 입력하면 현재 A가 어떤 상태이며 어느 방향으로 치료해야 하는지 의료진이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준다.

반대로 몸이 불편한 시민이 어느 병원을 가야 될 지 망설여지면 아픈 곳, 불편한 증상, 나이.신체 등 조건을 입력하면 적당한 병원을 추천해 준다.

鄭씨는 "지난 85년 두달치 월급을 털어 서울 청계천서 애플 8비트를 구입하면서 컴퓨터에 일찍이 눈을 떴다" 고 말했다.

그는 90년부터 의약품 재고관리, 의료보험 청구 등 보건소관리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어 활용해왔으며 PC통신 홈페이지를 전국 2백50여개 보건소 중 처음으로 개설했다.

또 보건의료법.복지제도에 관한 이론적 체계를 갖추고 싶어 전주대 대학원서 법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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