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장선거 운동권 색깔 안드러내는 전략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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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광주지역의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 승리를 위해 운동권이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2일 호남대를 시작으로 조선대 (17일) , 전남대.광주대 (19일) 등의 순으로 치러지는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총학의 재탈환을 노리는 운동권은 후보 유인물 내용을 최대한 부드럽게 하고, 과격구호도 쓰지 않고 있다.

한총련 등 운동권 후보들이 취업대란.정권교체 등 이유로 학내에 형성된 운동권 거부 분위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대에선 지난 96년부터 2년간, 전남대.조선대.광주대.동신대 등 대학에선 지난해부터 비운동권이 총학생회를 장악해 운동권으로선 이번 총학선거에 심혈을 쏟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총학생회장 선거에 전남대.조선대.호남대.광주대 등 4개 주요대학에서 각각 3명씩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 가운데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조선대 2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후보 가운데는 김대중대통령과 한글 이름이 같은 곽대중 (전남대 정외2).윤대중 (호남대 건축3) 씨가 끼여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4학년 후보도 전남대의 임영진 (경제4).민기채 (무역4) , 조선대의 장세호 (제어4) , 호남대의 곽정훈 (행정4) 씨 등 4명 (33%)에 달한다.

운동권이 총학의 장악여부에 학내운동의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것은 총학을 손아귀에 넣을 경우 학교운영에 대한 발언권외에 자판기 운영 등으로 '돈줄' 을 쥘 수 있기 때문. 운동권은 학내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해 '운동원 1명이 하루 학생 20명 만나기운동' 등으로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물론 운동권의 강성 이미지를 전혀 느끼지 못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호남대의 경우 최근 운동권후보 1명, 비운동권후보 2명과 대학 신문.방송.영자지 기자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운동권 곽정훈 (행정4) 후보가 한총련 탈퇴여부에 대한 질문에 "당선되면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할 것" 이라고 예봉을 피해갔다.

광주 = 김영섭.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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