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국전망]한달여 남은 국회 순항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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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 총재회담의 극적 성사로 정치권이 지난해 대선 이후 처음으로 해빙기를 맞게 됐다.

극렬 대치에서 안정적인 여야관계 복원으로 방향이 전환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를 정치와 대화의 동반자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일정기간 여야관계가 대립일변도는 벗어나게 된 셈이다.

李총재는 회담후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유익한 회담이었다" 고 말했다.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유익한 회담이었다. 잘됐다" 고 평가했다.

이같은 여야 수장 (首長) 간의 신뢰형성은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한달 남은 정기국회는 비교적 순탄하게 운영될 전망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 협의체' 의 구성도 약속돼 있다.

金대통령도 국내 정치에 힘을 소모하지 않고 중국 방문,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정상회의 등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야관계가 청신호 일변도로 이어지리란 기대는 성급하다.

당장 정당명부제 도입을 포함한 정치개혁 등에서 이견은 이미 노출돼 있다.

12월 8일부터 개최키로 한 경제청문회도 격돌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따라서 회담의 합의내용은 정계개편이 가시화할 때까지의 한시적 룰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른바 '새 판 짜기' 에 여권은 여전히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동안 뜸했던 의원들의 탈당 재개, 이회창 총재 노선에 반감을 가진 비주류들의 집단행동이 머잖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때문에 여권이 李총재에게 두는 비중도 얼마간 선이 그어져 있지 않느냐는 해석도 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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