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의 승부 … 볼트 vs 게이 베를린서 ‘인간 탄환’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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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철각들의 심장 박동이 독일 베를린에서 고동친다.

여름올림픽, 축구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5일(한국시간)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24일까지 열흘간 벌어지는 이번 대회는 202개국에서 2101명의 선수가 출전, 47개 금메달(남 24개·여 23개)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건각들이 준비한 이번 향연은 연인원 60억 명이 TV로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左)와 타이슨 게이(미국)가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격돌한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200m 이후 2년 만이다. 사진은 지난달 영국 런던 그랑프리대회에서 역주하는 두 선수(볼트 100m, 게이 200m) 모습. [중앙포토]


◆남자 100·200m=볼트 vs 게이 ‘0.01초 싸움의 승자는?’

베이징 올림픽 3관왕(100·200m· 400m 계주)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2007 오사카 세계선수권 3관왕 타이슨 게이(미국)가 마침내 맞붙는다. 올 들어 맞대결을 피해 온 이들의 재회만으로도 베를린은 뜨겁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100m에서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우며 우승한 볼트는 “9초5도 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명예 회복을 노리는 게이의 반격도 만만찮다. 지난달 로마에서 올 시즌 최고기록인 9초77을 찍었다. 올해 기록으로는 볼트보다 0.02초 앞선다. 200m 세계기록 역시 볼트(19초30)가 갖고 있지만 올 시즌 기록은 게이가 0.01초 앞선다. 게이가 원래 200m에 더 강한 스프린터라는 점에서 어느 누구도 이들의 승부를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게이가 사타구니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 100·200m=‘볼트-게이 대결의 판박이’

여자 단거리 역시 자메이카와 미국의 자존심 대결 양상이다. 여자 100m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셸리 안 프레이저(자메이카)에게 미국 여자 군단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6월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서 10초85로 우승한 카멜리타 지터(30·미국)가 선봉에 섰다. 하지만 지난 7월 로마대회에서 10초75로 시즌 최고기록을 세운 케런 스테와트(25·자메이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어 결과를 점치기가 어렵다. 200m에서는 올림픽 챔피언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과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앨리슨 펠릭스(미국)가 맞선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이신바예바 3연패 ‘무혈 입성?’

3연패를 노리는 이신바예바에게 마땅한 적수는 없어 보인다. 오랜 라이벌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는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고,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제니퍼 스투진스키(미국)는 최근 성적이 안 좋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말 런던 수퍼그랑프리에서 폴란드의 로고프스카에게 우승을 내주며 6년 만에 패배를 당했다. 4m82㎝를 넘어 이신바예바를 바짝 뒤쫓는 파비아나 뮈레르(브라질)의 기세도 무섭다. 하지만 이신바예바가 평소 컨디션과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3연패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오히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 세운 세계기록(5m5㎝) 경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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