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졸업생 취업 묘안 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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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방대학들의 졸업생 취업 전쟁은 처절할 정도로 치열하다.

단순히 교수.교직원들이 연고가 있는 기업들을 찾아 취업을 부탁하는 차원을 넘어 학교 차원에서 각종 제도를 새로 만들어 취업 촉진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취업이 안되면 학교에 대한 평가가 낮아져 존립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며 "이같은 위기감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갖은 묘안을 짜내느라 정신이 없다" 고 말했다.

◇앨범식 취업관리카드 = 충청대학은 졸업생 전원의 취업관련 정보를 담은 '앨범식 취업관리 인터넷 홈페이지' 를 오는 12월 개설할 예정이다.

이 홈페이지는 학교측이 사진.성적.기타 학적사항 등 기본데이터로 입력하고 학생들이 집주소. 희망직종. 희망보수. 자기소개서 등 추가 정보를 스스로 입력해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열람, 필요한 인력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교측은 졸업예정자뿐 아니라 기존 졸업생 정보도 담아 다음달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해 취업률을 높일 계획이다.

충청대는 이와 함께 졸업한지 3년이내인 동문들이 다니는 회사를 교수들이 직접 찾아가 동문들의 근무상황과 애로사항을 파악, 해결해주고 취업 정보도 얻어 졸업예정자들에게 전해주는 이른바 '추수지도' 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교수포상제 = 대구 영진전문대는 학생들의 취업실적에 따라 지도교수들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교수포상제' 를 실시하고 있다.

학교측은 이미 지난 9월말 각 학과의 취업률 상승 실적을 비교, 10명의 지도교수에게 10만~50만원까지 모두 1백7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고 오는 15일 전체 7개 계열 가운데 취업 성적이 우수한 계열을 골라 해당 교수들에게 연구비 명목으로 2천만원의 단체 상금을 줄 계획이다.

이 학교 손익성 (孫益成.50) 기획실장은 "지난 4월 78.5%에 불과하던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5개월만에 89.9%로 올랐다" 고 말했다.

◇타깃교육 = 경북칠곡 경북과학대는 지난해부터 실시한 '타깃교육' 으로 취업난을 뚫고 있다.

이 학교 부설 전통식품연구소는 마지막 학기에는 학생들이 연구중인 신제품 개발에만 전념토록 한 뒤 신제품의 생산을 원하는 업체에 기술.생산시설과 함께 이들 졸업생을 패키지로 데려가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소에서 일하는 학생 10여명은 감자식초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 강원도 태백시의 한 회사와 경남밀양 남일농원의 단감식초공장 등에 취업이 예정되는 등 대부분 취업했다.

◇총장.총학생회장 동행 취업촉진활동 = 전남대 노성만 (盧成萬) 총장은 지난 4일 노영권 (盧永權.25.전기공학과4년) 총학생회장과 함께 서울 대신증권과 아남반도체㈜를 방문, 기업 회장들을 만나 전남대출신들을 많이 채용해줄 것을 부탁했다.

두사람은 앞으로 삼성.현대 등 다른 그룹사들도 찾아 취업 협조를 호소할 계획인데 이같은 '사제동행' 작전은 보기 드문 일.

◇역인턴사원제 = 전남대와 순천대는 기업들이 자기 대학 졸업예정자를 인턴사원으로 채용할 경우 대학이 이 기간 동안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인턴사원 파견제 (역인턴사원제)' 를 실시한다.

전남대는 12월15일부터 두달간 학교 자체부담으로 월 40만원씩을 인턴사원들에게 지급, 50명을 기업체에 추천키로 해 지금까지 대우정보시스템 등 10여개 업체로부터 추천 요청을 받아놓고 있다.

순천대 (총장 許祥萬) 도 다음달 중순부터 두달간 월30만원씩 임금을 학교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졸업예정자 40~50명을 희망기업체에 인턴사원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자체구제 = 전남대.조선대.순천대 등 광주.전남 지역 8개 대학은 지난 95년 이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취업자중 2백64명을 2개월간 연구.실험실 유급조교로 공동 채용해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이 유급조교는 전남대가 대표관리기관을 맡아 각 대학 추천자를 전공분야별로 분류한 뒤 ▶경제사정 곤란자 ▶최근 졸업자 ▶졸업 평균 평점 우수자 순으로 채용하며 각 학교마다 자기 학교 출신을 전원의 50%를 넘지 않도록 조정, 공동 채용의 의미를 살릴 방침이다.

이해석.천창환.김방현.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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