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철의 글로벌뷰]982.독재가 설 땅은 점점 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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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얼마전 칠레의 전 독재자 (former Chilean dictator)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재직시 (during his years in power) 스페인 시민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on charges of murdering Spanish citizens) 스페인 사법 당국 (Spanish judicial authorities) 의 특별 요청에 의해, 신병 치료차 머무르던 런던에서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was under arrest) .

피노체트는 1973년 쿠데타 이후 17년 집권기간 중에 좌익분자 3천여명을 살해한 대학살자 (mass killer) 라고 하는데, 그를 체포한 것은 전지구적 사법권 (universal jurisdiction) 적용이라는 세계적 흐름 (worldwide trend) 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 장본인인 폴포트를 미국은 전지구적 사법권을 인정하는 캐나다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must have him stand trial) 제안을 한 적이 있으며, 이스라엘은 나치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법정에 세웠고, 벨기에는 르완다 학살의 주범을 단죄한 바 있다.

영국 노동당 정부가 표방한 윤리적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이번 피노체트 체포에 대해 런던 고등법원 (the London High Court) 은 피노체트 체포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판결에서 피노체트는 불체포 특권이 있지만 (was immune from arrest) 법정 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구금될 것이라고 (would stay in detention) 한다.

피노체트가 자국이 아닌 제3국에서도 체포될 수 있다는 것에서 보듯이 이번 피노체트의 체포는 세계 곳곳의 독재자들에게 강력한 경고가 될 것이며 (will serve as a strong warning for dictators) , 지구상에서 독재자가 설 땅은 점점 더 좁아질 것이다 (There will be fewer places for dictators to hide) .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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