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취업박람회 인파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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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제발 이번에는 일자리 좀 얻었으면 좋겠어요.

대구 D대 4년 이승달 (26.무역학과) 씨는 30일 이른 아침부터 대구 계명대 대명캠퍼스에서 열린 대구.경북취업박람회장 부스를 하나하나 챙겨보며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이미 취업원서를 수도없이 내봤지만 번번이 떨어진만큼 이번에는 꼭 일자리를 찾으려는 마음에서였다.

李씨는 "같은 과 졸업예정자 1백여명가운데 취업이 확정된 친구가 하나도 없다.

여기서도 대부분 생산직.기술직을 뽑아 원서 낼 곳이 많지 않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시.경북도.대구지방노동청 주최로 30, 31일 이틀간 대구.경북취업박람회가 열리는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과 도서관에는 이날 오전10시 개막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 첫째날 하루동안만 1만5천여명이 몰렸다.

학습지 회사인 삼성EBS가정학습플러스는 지원서 3백장을 준비했으나개막 2시간만에 동이 날 정도였다.

이번 박람회는 주로 중소기업 생산직이나 실직자 대상의 경력직을 뽑기 위한 자리이나 정작 참석자는 대부분 대학 졸업예정자이어서 극심한 대졸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품질관리기계분야 경력자 약간명을 채용할 계획인 ㈜고려금속 김재철 (42) 생산기술부장은 "오전 2시간 동안 1백20여명을 면접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거의 다 대졸 예정자들이었다" 고 말했다.

안동대.경주대 학생들은 학교 버스를 이용해 왔고 경남지역에서도 주최측에 많은 문의전화가 걸려오는 등 지역을 따지지 않고 일자리를 찾으려는 모습이 뚜렷했다.

한 리조트회사에 지원서를 쓰고 있던 안동대 김영자 (23.여.중국어4) 씨는 "얼마전에 대구성서공단내 섬유회사에도 원서를 냈다.

취직만 된다면 어디든 상관없다" 고 말했다.

이들은 취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특별히 마련된 동산도서관 2층 정보.창업관도 많이 찾았다.

해외취업.자격증안내 부스 앞에는 수십명이 모여 있었다.

오정아 (23.여.계명대 일어4) 씨는 "일본에 취업할 길이 없을까 싶어 들렀다" 며 "전공도 살리고 경력도 쌓을 수 있어 해외취업을 생각하게 됐다" 고 말했다.

동양화재㈜에서 나온 황덕선 (30.영업소팀장) 씨는 "힘들다고 알려진 보험회사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어 보험회사에 대한 관심도가 무척 높았고 보험영업직도 자신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고 말했다.

대구지방노동청 이신희 (李新熙.40) 계장은 "실제 직원 채용계획이 있는 업체들만 참가케 했고 해외취업.재취업교육 관련 정보 제공에도 무척 신경을 썼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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