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바캉스] 9. 미국 다이어트 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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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반이나 되는 긴 여름방학을 맞고 있는 미국은 바야흐로 캠프의 시즌이다.

올 여름엔 특히 살빼기 캠프가 인기다. 한살이라도 어렸을 적부터 비만을 다스린다는 취지에서 여기저기서 생겨났고 반응도 좋다.

"개학하면 친구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이 캠프에 들어왔어요." 뉴욕주 펀데일의 셰인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브라이언 쿡(13)의 각오는 대단하다.

앞서 이 캠프를 다녀간 친구가 10kg을 줄였다는 소리에 자신도 꼭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자신을 위해 6주에 4800달러(약 550만원)를 투자한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캠프 강사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식사량을 조절하고 운동으로 물렁살을 제거하겠다는 각오다.

살빼기 여름 캠프들은 재미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내세운다. 아이들에게 인내와 고통만 요구해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셰인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데이비드 에텐버그는 "래프팅. 승마.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변에 자리 잡은 라졸라 캠프는 수영.수상스키.요트.카약.비치발리볼 등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통한 몸매관리를 강조한다.

주말에는 디즈니랜드와 워터파크도 가고, 일과 후에는 원격조종 자동차 경주대회나 장기자랑 코너도 연다. 아이들이 지겹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그 덕분에 75명씩 네개 반을 운영하고 있는 라졸라 캠프는 지난 5월에 일찍 마감됐다.

4주간 유타.애리조나.콜로라도주를 도는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마이클 폴리메니(15)는 "제일 신나고 재미있는 방학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를 끌어들이는 청소년 비만관리 캠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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