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 “죽을 때까지 야할 것”

중앙일보

입력

“나는 죽을 때까지 야(野)할 것이다.”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 이후 굴곡진 문학인생을 산 마광수 교수가 속내를 드러냈다.

국내 유일의 성(性) 문학 작가인 마광수 교수가 9일 밤 12시 방송되는 tvN의 인터뷰 쇼 '백지연의 피플 INSIDE'에서 ‘야한 여자 예찬론’을 펼쳤다.

마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성 문학 작가로서 도전정신과 사명감으로 글을 쓰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나라 작가들은 마흔만 넘어도 역사소설을 쓴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대학 강단에서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며 굴곡진 인생을 살아왔지만 “수감생활 이후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우울증과 병마에도 불구하고 붓을 꺾지 않았다”며 “나는 죽을 때까지 야(野)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1989년 발표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필두로 음란물 판결을 받은 1992년 '즐거운 사라' 등 35권에 이르는 마 교수의 책은 모두 성(性)을 다루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페티시’, ‘스와핑’, ‘피어싱’ 등 21세기의 황색적인 표현들을 이미 10여 년 전 소설에 담아냈다. 영어와 비유를 통해 에둘러 표현하던 시대의 관행을 깨고 과감한 성적 묘사와 판타지를 표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또한 ‘교수로서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과 ‘금기시되어 오던 것에 도전하는 솔직한 예술가이다’, ‘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이다’는 옹호 의견으로 극명히 나뉘고 있다.

마 교수는 1992년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 이후 굴곡진 문학인생도 회고한다. 외설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되어 2개월간 수감생활과 해직 등을 거치면서 그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인기 작가에서 문단의 외톨이로, 촉망 받는 대학 교수에서 학계의 외면을 받게 된다. 하지만 국내 상황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1994년 마 교수의 '즐거운 사라'가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며 아사히 신문 톱기사에 실리기도 했다.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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