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감기 극성…약물보단 건강수칙을 지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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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감기가 극성이다.

주요 종합병원 외래마다 평소보다 두세 배 이상 많은 하루 20~30명의 감기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감기의 특징은 콧물이나 고열보다 천식처럼 발작적으로 심한 기침증세를 보이는 것. 기침을 많이 해 갈비뼈가 아프다는 환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이행 (李行) 교수는 "요즘 유행하는 감기바이러스가 심한 기침을 유발하는 RSV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큰 데다 대기오염으로 기관지가 잔뜩 과민해진 탓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따라서 약물보다 기본적 건강수칙에 충실하는 것이 첫째. 기침은 해로운 바이러스를 밖으로 배출하려는 일종의 생체방어현상이므로 지나치게 약물로 억누르는 것은 해롭기 때문이다.

5~6종의 기침약이 복합 처방된 이른바 투망식 조제나 주사제 남용은 증상개선엔 도움을 주나 오히려 감기를 오래 끌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李교수는 "물을 자주 마실 것" 을 권했다.

호흡기를 통한 수분손실을 보충해주고 기관지 점막의 건조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손도 자주 씻어야한다.

감기는 기침을 통해 공기 중에 배출된 바이러스가 전염시키기도 하지만 환자의 오염된 손을 통해 전염되기도 하기 때문. 따라서 주변에 감기환자가 있다면 전화기나 사무용품, 세면 도구를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비누로 손을 자주 씻도록 한다.

감기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독감예방접종이 감기를 걸리지 않게 할 것으로 여기는 것. 그러나 감기와 독감은 원인 바이러스 자체가 서로 다르므로 독감예방접종을 해도 얼마든지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어린이 감기의 경우 아스피린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아둘 일. 드물긴 하지만 아스피린이 뇌와 간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는 라이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李교수는 "어린이 아스피린은 단지 용량만 줄였을 뿐 성분은 성인용과 동일하다" 며 어린이 감기엔 아스피린 대신 타이레놀이나 부루펜 등을 권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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