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블록 하나에도 이야기와 즐거움 해외 피서지서 볼 수 없는 시설 늘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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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수욕장 뒤쪽으로는 장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동백섬 서쪽에서는 수영강이 흘러든다. 해수욕장 중심에는 해운대 온천이 있는 천혜의 관광지다. 배덕광 구청장은 해운대의 이러한 자연경관을 살리면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휴양지 개발을 이끌고 있다. 모든 개발행위에는 디자인 심사를 받도록 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도시 디자인과를 신설했다.

“보도블록이나 간판 하나를 설치할 때도 모양과 색깔을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로 이뤄진 도시 디자인 심의위원회가 충분한 토론과 심사를 거쳐 결정한다. 보도 블록 하나도 아름다워 보이고, 쓸모 있고, 이야기와 즐거움을 담도록 하겠다. 그래야만 세계적인 휴양도시에 걸맞지 않겠는가. 해운대 시장의 간판과 주변을 정리한 뒤 관광객들이 몰려와 상권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고는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처음 설치한 비타민 C 성분 물이 나오는 샤워기와 S자 모양 망루가 인기다.

“피서객들에게 감동을 주려고 한다. 샤워기와 망루에도 웰빙 개념을 넣었다. 해외로 나가는 피서객들의 발길을 해운대로 돌리는 게 목표다. 해마다 해외 피서지에서 찾을 수 없는 시설들을 늘려가겠다. 여행수지가 적자라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해외로 나가는 피서객들의 속마음을 읽어야 한다.”

-보름달을 보며 달맞이 길을 걷는 ‘문탠로드’(Moontan Road)가 독특하다.

“달의 에너지가 인간의 감성을 회복시키는 데 착안한 웰빙 관광 프로그램이다. 달맞이길 2.2㎞를 걸으며 명상과 기체조를 하면서 작은 음악회도 즐길 수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보름이 가까운 토요일에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갈수록 인기다. 2007년 10월 선보인 뒤 가족끼리 오는 단골 참여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은은한 달빛 아래 생활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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