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4자회담 이모저모]회의절차 문제로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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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가한 가운데 21일 개막된 4자회담 3차 본회담은 일부 우려와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돼 회담결과에 기대를 걸게 했다.

○…오전 10시 (현지시간) 개막된 회담은 의장국인 한국 박건우 (朴健雨) 수석대표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각국 대표 인사말.기조발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장방형 회담장 맨 안쪽에 의장국인 한국 대표단이 자리를 잡고 오른쪽으로 각국 명칭의 영문표기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북한.중국.미국 대표단이 차례로 자리를 잡아 지난 회담때처럼 미국과 북한이 마주앉는 구도로 포진했다.

지난 2차 본회담 당시 북측이 좌석배치를 문제삼는 바람에 회담 개막이 장시간 지연됐던 전례를 감안, 이번엔 회담 개막 전날 열린 차석대표급 준비회의에서 이 문제를 미리 매듭지었다.

○…이번 회담부터 전체 회담장과 별도로 수석대표 회의실을 따로 설치키로 해 주목. 1, 2차 본회담의 경우 회담 중간 수석대표들끼리 만나 협의하는 경우가 잦아 이번에는 아예 별도 회의실을 마련키로 했다는 것.

한편 스위스 정부는 수석 및 차석대표 등 국별로 3명씩을 회담 개막 전날 만찬에 초대했는데 레만호변 고성 (古城) 중 뛰어난 경관으로 유명한 '샤토 드 크레스트' 에서 '거창하게' 저녁을 대접했다는 후문.

○…본회담 개막 전날 열린 차석 대표급 준비회의는 "매우 진지하고 실무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고 한국측 차석대표 권종락 (權鍾洛)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설명했다.

의장국인 한국의 준비회의 제의에 북한측이 처음엔 입장표명을 유보,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이날 오후 북한이 참석하겠다고 연락해옴에 따라 회의가 성사.

20일 오후 4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진행된 준비회담에서 북한은 회의진행에 별 시비를 걸지 않아 순조롭게 진행됐는데 북한의 태도가 '의외' 여서 회담전망이 밝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

○…회담장 주변에는 각국 보도진 1백여명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는데 특히 일본취재진만 20여명이 몰려 눈길.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 일본기자는 "한국에 상주특파원을 두고 있는 16개 일본 언론사별로 서울에서 한 명씩은 온 것 같다" 면서 "아무래도 한국어를 모르면 취재가 안되기 때문일 것" 이라고 설명.

그러나 회담장 주변에서는 일본언론의 이같은 관심이 최근 일본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6자회담 (일본.러시아 포함) 구상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네바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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