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간선도로 막고 공사…시민불편 나몰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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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일 오전 11시쯤 동작구상도동 상도터널 앞. 거래처 직원과의 점심약속에 맞추기 위해 한강대교를 건너 상도동으로 향하던 회사원 박진수 (朴珍洙.34) 씨는 터널 앞 2백m 지점에서 승용차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난데없이 대낮에 터널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 편도 2차로중 1개로만 차량을 통행시키는 바람에 차들이 꼬리를 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朴씨는 "차량이 뜸한 밤시간을 놔두고 교통이 혼잡한 대낮에 도로공사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도로공사.터널보수.가로등 정비 등을 위해 실시되는 간선도로 통제가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심야시간대에 이뤄지던 것과는 달리 낮시간에 이뤄지고 있어 시민편의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작구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2월25일까지 두달 이상 상도터널의 1개 차로를 통제하고 있다.

상도터널은 하루 평균 1개차로 교통량이 1만7천4백여대로 서울시내 30개 주요도로 가운데 여덟번째로 교통량이 많은 간선도로. 지난해 4월 서울지방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오전 10시~오후 6시 이 터널을 이용하는 1시간당 평균 차량 수는 1천6백68대로 오후 10시~오전 6시대 9백86대의 1.7배에 이른다.

그러나 동작구는 야간작업을 할 경우 조명시설에 따르는 추가비용이 소요되고 작업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대낮에 공사를 벌이고 있다.

정릉천변 도시고속도로 및 수서~장지간 도시고속도로도 가로등 청소 때문에 3개 차로중 1개 차로가 각각 22~24일, 19~21일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통제되고 있다.

박은호 (朴殷豪) 녹색교통 정책실장은 "내부 조명시설이 있는 터널을 굳이 대낮에 통제하며 공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 며 "긴급하거나 세밀한 공사 이외에는 낮시간대를 피해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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