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205명 취업…부산 영도구청 발로 뛴 석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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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공무원이 직접 일자리를 구해주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 부산시영도구봉래동 아람마트 정육점 코너에서 일하는 김분숙 (金粉淑.33.여.영도구영선동) 씨는 요즈음 영도구청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선박회사에 다니던 남편이 갑자기 실직하자 살길이 막막했던 터에 영도구청 공무원의 소개로 지난달 5일부터 파트타임 점원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문을 연 대형 할인점 아람마트에는 직원 1백70여명중 金씨처럼 영도구청의 알선으로 취업한 사람이 47명이나 된다.

이들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입점업체의 직원으로 정식 채용돼 실직의 아픔을 딛고 새 삶을 꾸리고 있다.

영도구청이 실업자 구제에 나선 것은 부산 '제1의 실직자 구청 (5천여명)' 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서였다.

박대석 (朴大錫) 구청장은 지난 7월말 구민 실직 해결을 위해 실직자마다 상담 공무원을 지정, 직장 알선에 나서도록 했다.

구.동 직원 4백47명이 1인당 10여명씩 실직자를 맡았다.

8, 9월 두차례 가정방문을 통해 이들의 생활실태를 파악하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상담 결과는 개인별 카드에 기록, 전산관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용촉진 훈련도 하고, 직장 알선에 공무원들이 직접 나섰다.

노동청 등 부산시내 6개 취업알선기관과 부산 7백50개 업체를 직접 방문, 명단과 전직.특기 등을 알려주고 채용을 촉구했다.

동별로 취업대책위원회도 구성, 민간도 이에 참여토록 했다.

담당 직원들이 매일 집으로 전화해 취업여부를 확인하고 생활상담도 했다.

그 결과 석달만에 2백5명이 부산지역 기업체에 취업했다.

3백74명은 상담이 진행중이어서 취업 전망이 밝다.

朴구청장은 "정부가 재취업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는 실직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며 "몸으로 뛰면서 실직자의 고통을 파악하고 취업도 늘리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 =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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