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노조원들 놀러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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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에 놀러왔습니까. 당장 나가주십시오."

광주 조선대생들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교내 1.8 노천극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전남 여수 LG칼텍스정유 노조원들의 행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파업 중인 이 회사 노조는 여수 공장으로 투입된 공권력을 피해 지난달 30일부터 이 대학에 머무르고 있다. 이모 학생은 "'귀족노조'라 불리기는 하지만 사회적 약자로서 행동은 부분적으로 이해한다"면서 "다만 노조원들이 대학 안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들 주장의 설득력을 잃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학생은 "노조원들이 캠퍼스 안에서 슬리퍼를 신고 윗옷을 벗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휴양지나 찜질방에 놀러온 게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낮에는 음악 소리 등 소음에 시달리고 밤에는 술 마시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려야 한다"며 "대학본부와 총학생회는 노조원들이 대학에 머무를 수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과 총학생회에 대한 질타도 잇따랐다. 박모 학생은 총학생회가 노조의 교내 집회를 허가한 것에 대해 "학생들 의견 수렴하라고 뽑아놨더니 학우들을 허수아비 취급하고 있다"며 "총학은 모두 사퇴하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학생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2일 총학생회 게시판에 "장소와 편의시설을 제공해 준 대학에 감사하며 학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파업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편 회사 측은 3일 불법파업 노조원들에게 오는 6일 오후 5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최후 통첩을 했다. 회사 측은 복귀하지 않은 노조원은 해고 등 엄정처리할 방침이다.

광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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