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 "조직개편 반발은 예상했던 일"

중앙일보

입력

정연주 KBS 사장이 최근의 직제·조직 개편을 “혁명적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인터넷뉴스사이트인 프레시안이 3일 보도했다.

프레시안은 정 사장이 2일 임원회의에서 일부 중간 간부급 인사들이 직제·조직개편 이후 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연공서열 방식을 파괴하는 대팀제의 도입은 KBS 조직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이에 대한 반발은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만큼 차질 없이 이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레시안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충환 KBS 홍보실장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실장에 따르면 정 사장은 또 임원들에게 “대팀제는 일 중심의 조직으로 만들자는 것으로 선두 교대효과를 통해 조직을 최대한 활성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조직의 큰 변화에 일부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 또한 조직의 건강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김실장은 “ 정 사장의 이같은 언급은 일부 중간 간부급들이 직장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는 뜻이며, 또한 불공정방송으로 KBS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김 실장은 “회사 차원에서 직장협의회의 구성을 두고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많은 구성원들은 주 5일제 근무로 모두가 퇴근했던 지난 7월30일 저녁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기습적으로 관련 글이 올라오고, 또 곧바로 조선일보에 관련 사실이 제보된 데 대해 여러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중간 간부급들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는 분명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KBS의 일부 중간 간부급 인사들은 회사측이 지난 7월30일 오전에 1천 1백20명에 달하던 간부직을 1백84명으로 대폭 감축한 것과 때를 같이 해 이날 오후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영방송의 중립성은 궤변과 도그마로 왜곡됐고, 방송 경영은 적자의 위기에서 신음하고 있으며, 인사의 공정성은 개혁이란 미명하에 매몰된 지 오래”라며 “이에 우리의 당면과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보도·기술·경영·제작 등 KBS 전 직종을 망라하는 가칭 KBS 직장협의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오는 10일쯤 정식으로 직장협의회를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장협의회 발족 추진은 초기부터 강한 내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프레시안은 전했다. 실례로 KBS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 교양 PD가 직장협의회 구성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린 직후 이에 찬성하는 많은 댓글이 붙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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