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광고 '해학' 한국에선 '해악'…외국은 제재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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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얼마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광고.

"경쟁사 경차를 비방한 광고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 3기통.4기통을 놓고,가격을 두고 벌어진 절묘한 상대사 깎아내리기 CF에 대해 공정거래위가 시정명령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휴대폰.컴퓨터 회사들도 타사에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혼쭐이 났다.

별다른 제재가 없는 외국의 경우 비방광고는 특유의 위트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펩시콜라. 몇년전 방영된 TV CF엔 지하 세계 탐험에 나선 21세기의 고고학 교수와 학생들이 등장했다.

발굴 도중 발견된 독특한 형태의 코카콜라 병. 학생들이 물었다.

"교수님, 도대체 이게 뭐지요?" 한참을 갸우뚱거리며 고민한 교수 왈 -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그리고선 다들 가방에서 펩시콜라를 꺼내 먹는 장면. '차세대의 선택' 이라는 자막과 함께.

코카콜라의 약어인 '코크 (Coke)' 가 마약 코카인의 줄임말이기도 한 것에 착안, "코크는 안돼 (No Coke)" 라는 메시지를 담은 위장 공익광고는 지난해 런던 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받기도 했다.

이런 묘미를 빼앗기는 아쉬움에 대한 원망을 어디로 쏟아야 할까. 당국의 완강함? 기발한 해학을 찾지 못한 광고 제작진?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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