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오늘 1500m 출전 … 장린과 같은 조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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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박태환(20·단국대)이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박태환은 1일(한국시간)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에 출전한다.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연이어 결승행에 실패한 박태환은 마지막 출전 종목인 자유형 1500m를 앞두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것 아니냐. 솔직히 부담은 많이 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라이벌 장린(중국)과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박태환은 장린과 직접 레이스를 펼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하지만 자유형 1500m에서는 예선부터 장린과 격돌한다. 박태환은 4조 3번 레인, 장린은 5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박태환이 추락하는 사이에 장린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유형 400m에서는 종전 박태환이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기록을 깨고 동메달(3분41초35)을 따냈고, 자유형 800m에서는 세계신기록(7분32초12)으로 우승했다. 장린은 자유형 800m에서 우승한 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에게 밀려 은메달을 딴 후 박태환의 사진을 방에 걸어놓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를 전해듣고 “내가 그 정도로 독하게 훈련하지 못했구나 하고 반성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비록 이번 대회에서 연이어 장린에게 판정패하고 있지만 자유형 1500m에 대한 각오는 남다르다. 박태환은 대회 개막 전 “자유형 1500m에서 장린에게 빼앗긴 아시아기록을 다시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미국으로 개인 전지훈련까지 다녀오면서 장거리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와 베이징 올림픽에서 연이어 자유형 1500m 결승행에 실패한 바 있어 다른 종목보다도 자유형 1500m에 대한 욕심을 내고 있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서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된다. 예선부터 결승처럼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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