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태권도-양궁 금빛 효자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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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닮았다. 하지만 양보는 없다.'

아테네 올림픽의 효자종목은 누가 뭐래도 양궁과 태권도. 둘 다 4개의 금메달 싹쓸이가 목표라는 것 말고는 지극히 정적인 양궁과 역동적인 태권도는 차이가 커 보인다. 그러나 속을 보면 의외로 공통점이 더많다.

▲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

두 말할 필요없이 한국 양궁과 태권도는 명실상부한 세계최강. 국제대회보다 국내 대표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양궁과 태권도의 대표 선발전 현장의 살벌한 분위기는 느껴보지 않고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대표선발전에 나선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세계선수권 우승 경력쯤은 명함이나 잠깐 내밀 정도다. 국제대회 메달 서너 개는 돼야 '운동 좀 한다'는 소릴 들을까. 특히 대표 선발전은 10대 신데렐라의 탄생을 예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궁에서는 무명의 이성진(19·전북도청)이 선발됐고, 여자 태권도 67㎏급에서 황경선(18·서울체고)이 사상 첫 고교생 올림픽 대표가 됐다.

▲상대의 도전도 거세다

아무리 세계 최강이라지만 양궁과 태권도 모두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외국 선수들의 거센 도전이 버겁다. 양궁의 경우 중국의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 달 독일에서 열렸던 유럽 그랑프리대회에서 중국이 남녀 개인전 은메달을 따내는 등 우리 선수들을 바짝 위협하고 있다. 태권도는 긴 팔다리를 앞세운 유럽선수들의 도전이 무섭다. 두 종목다 경쟁상대들이 '타도 한국'이라는 목표가 분명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훈련만이 살 길이다

도전이 있기에 최고의 자리가 더욱 빛나는 법. 양궁과 태권도 모두 피나는 훈련으로 최고를 지킬 태세다.

양궁은 전방 입소훈련과 경륜장 시범경기 등으로 정신력과 집중력훈련을 하고 있고, 태백선수촌에서 주로 훈련한 태권도는 인근 함백산 1330m 고지에서 1550m 고지까지 7.6㎞의 코스를 달리며 체력을 다졌고 가장 공포감을 느낀다는 11m 높이의 통나무에서 뛰어내리는 담력 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아테네의 무더위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긴소매 땀복에 에어컨을 켜지 않는 등 고행 훈련도 했다.

여기에 탄탄한 국내 선수진들이 실전훈련 파트너로 나선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양궁은 이미 지난 9일 전직 국가대표선수들이 속한 실업팀들을 불러 올림픽과 똑같은 실전경기를 치렀다. 태권도도 대표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이 훈련 파트너로 나서 대표선수들의
금메달 조력자 역할을 톡톡이 하고있다.

일간스포츠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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