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우즈 42호포 한국야구 금자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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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마침내 '흑곰' 타이론 우즈 (29.OB)가 대망의 42호 홈런을 작렬,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하며 17년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우즈는 1일 잠실에서 벌어진 현대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0 - 1로 뒤진 4회말 현대 선발 정민태로부터 통쾌한 중월 투런홈런을 뿜어내 92년 장종훈 (41개) 의 시즌 최다 홈런기록을 깨뜨리는데 성공했다.

첫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우즈는 4회 두번째 타석에 들어서기 전 대기 타석에서 정민태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다.

2번 김실이 좌전안타로 진루하자 우즈는 방망이를 크게 한번 돌린 뒤 타석에 서서 정을 노려보았다.

정의 바깥쪽 직구에 말려 두개의 파울을 기록한 우즈는 몸쪽 볼을 골라낸 뒤 심호흡을 크게 한번 했다.

배짱이 두둑한 정은 우즈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뿌렸다.

동시에 우즈의 방망이도 '딱' 하는 경쾌한 파열음을 내며 돌아갔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마운드의 정민태는 고개를 푹 숙였고 홈런을 확신한 우즈는 한손으로 방망이를 높이 치켜든 채 화려한 포물선을 그리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볼을 쳐다보았다.

우즈는 전광판에 선명히 찍힌 '42' 라는 숫자를 보며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돈 뒤 마중나온 김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우즈는 이날 홈런으로 타점 2개를 추가, 1백1타점으로 타점 단독선두에 오르며 정규시즌 강력한 최우수선수 (MVP) 후보로도 떠올랐다.

우즈는 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신인으로 입단했으나 메이저리그에는 끝내 서지 못했다.

그러나 95년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홈런왕에 오른데 이어 96년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텐턴 선더팀에서 0.312의 타율에 25홈런.71타점을 기록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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