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규제 일변도의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산하 경기개발연구원 (원장 兪焄) 이 지난 24일 경기도여성회관에서 가진 '21세기 수도권정책의 대전환'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지난 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개발도 보존도 아닌 혼선을 초래했다" 고 지적했다.
서울대 최상철 (崔相哲) 교수는 "시장경제 원리와 지방화 시대에 걸맞도록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상세한 지방계획을 다시 짜야한다" 고 주장했다.
崔교수는 "수도권 정책과 관련,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해온 영국.프랑스.일본의 경우 우리처럼 중앙정부가 주도해 규제위주의 정책을 펴온 게 아니라 지방정부가 계획 수립을 주도하되 중앙.지방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최종적인 방침을 결정하고 있다" 고 충고했다.
또 전경련 자유기업센터 김정호 (金正浩) 연구위원은 "수도권비대화에 대한 개념은 단순히 인구수로 따질 게 아니라 비용과 편익의 개념으로 판단돼야 한다" 며 "IMF체제하에서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건국대 손재영 (孫在英) 교수도 "수도권 정책은 인구의 집중과 분산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이미 지난 7월 교수 등 외부전문가들 중심으로 규제대책위원회를 구성, '수도권발전법 (가칭)' 이라는 대체입법을 마련중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를 수차례 방문, 수도권정비법 폐지를 건의하고 두 차례에 걸쳐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