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요금 인하 두달만에 올려 시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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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시는 뭐 하는거야. "

시내버스 요금인상문제로 대구시의 행정조정력이 또한번 시험받고 있다.

대구버스사업조합이 18일 대구시에 인상신고서 (일반10원, 좌석40원) 를 전격 제출하고 시를 졸라대자 시민단체들은 '업자들이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 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의회까지 '시 (집행부)가 이번 인상을 좌시해서는 안될 것' 이라며 공격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시민들은 시에서 이뤄지는 교통행정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구공항 국제선청사는 착공됐지만 막상 운행되던 국제노선 (오사카) 은 행정력부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국제화를 외치면서도 시내버스 정류장 표지판에 위치표시조차 없는 곳이 대구다.

이번에도 감독관청인 대구시 분위기는 '인상을 허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는 쪽이다.

지난 6월부터 버스요금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만큼 시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게 이유다.

물론 버스요금이라고 오르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인상요구는 시기와 방법에 설득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 7월19일 시민단체의 끈질긴 요구로 대구버스요금이 사상 처음으로 내린 것 (일반10원, 좌석40원) 을 시민들은 기억하고있다.

불과 두달만에 요금을 다시 올리겠다니 누가 납득하겠는가.

지난 17일의 기름값 인상이 버스요금 인상에도 손댈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데다 지금은 물가에 민감한 추석대목이다.

또 7월 인하는 5월초의 커다란 인하요인을 반영해서 두달반 만에 겨우 이뤄진 것이다.

'내릴때는 두달반, 올릴때는 즉시' 란 비아냥이 그래서 시민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인하때 시당국자는 "연말까지 이 요금을 그대로 유지할 것" 이라고 공언했었다.

대구시는 더이상 '업자에 질질 끌려다니는 시' 란 불명예스런 소리를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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