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신문읽기가 1등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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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1등 따라잡기 ④ 이영재 - 대진고 1학년

“수학이 가장 재미있고 영어가 제일 문제죠.워낙 좋아하는 과목 공부에 몰입하는 성격이라…. 영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이군은 자신을 그저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부담스러워 한다.‘어찌하다보니’1등을 하더라는 것. 중평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중학교 입학 당시 전교 4등이던 성적이 3학년 때 전교 80등까지 떨어졌다. 좋아하는 과목에만 너무 집중해서 공부한 탓이다. 수학을 좋아해서 과학고 입시를 준비했다 탈락했다. 이러다 보니 다른 과목 내신이 발목을 잡은 것. 그러다 대진고 입학 후“고교생이라는 압박감에 보다 집중해서 내신 준비를 해서인지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내는 성적의 원동력은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읽어온 책과 신문이다. 학기 중에는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 한 달에 1권 정도 읽지만 신문은 매일 꼬박꼬박 기사 전체를 읽는다. 이군은 “2002월드컵 때 경기 결과를 알고 싶어 스포츠 신문을 읽기 시작 한 것이 계기”라며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신문 읽기를 강조한다. 학습의 기초 지식과 문장 해석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는 것. 책은 중학교 때 집중적으로 읽었다. 한창 논술 바람이 불던 그 시절에 친구 몇 명과 팀을 짜 논술·토론 과외를 하면서 1주일에 1권씩 정독했다.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는데 책을 읽어 이미 아는 내용이 문제에 나오면 기분이 너무 좋더군요.”

이군은 수학이 좋아 이과 쪽으로 진로를 결정할지, 관심이 많은 경제 분야로 목표를 설정할지 고민 중이다. 좋아하는 책은 역사·사회 분야다. 과학 분야의 책들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다. 신문도 경제관련 기사를 가장 꼼꼼히 읽는다. 한때는 경제 관련 애널리스트가 꿈이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보면 수학 문제를 풀 때가 가장 신난다. 하나의 개념을 응용해서 여러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그를 매료시킨다. 답이 숫자로 딱딱 떨어지는 점도 그가 수학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다.

그런 이군에게 가장 걱정거리가 영어다. 지난 6월 모의고사 때도 영어에서만 3문제를 틀렸다. 특히 듣기 시험에 약하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한다는 심정으로 단어를 외우기 시작했다. 영어도사로 통하는 친구들에게서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들으라는 조언도 들었다.이군은 학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부족하다 싶은 과목은 여지없이 학원에 도움을 청한다. 최근에는 영어와 국어 학원을 다닌다. 내신 전과목을 대비하는 종합반에 다닌적은 한번도 없다. 이군은 학원이 자기주도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에 단호히 반박한다.“혼자 공부하다 힘든 부분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특히 수학은 다양한 학원에 다녀보라고 권한다. 같은 문제를 풀 때도 선생님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군은 중학교 때 수학학원을 많이 옮겨 다녔다. 지금은 당시 익힌 내용을 토대로 집에서 혼자 고2 과정인 수학∥과정을 선행학습하고 있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최대한 집중하려 노력한다. 하루 7시간씩 잠을 자는 것도 깨어 있을 때 보다 큰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다.이군이 수업에 집중하는 비결은 ‘노트정리’다. 교사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모두 받아 적는다. 나중에 정리된 노트를 다시 활용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모든 공부를 끝낸다는 생각으로 집중한다. 시험 준비 때도 정리된 노트를 다시 보지 않고 곧바로 문제풀이에 들어간다. 개념공부는 수업시간에 끝내고 시험 준비는 말 그대로 문제 푸는 능력을 키우면 된다는 것.

이군은 “내신시험은 무조건 많이 외우는게 좋다”며 “문제 풀이하다 틀린 문제가 나오면 보기까지 아예 통째로 외우라”고 충고한다.

이군은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다. 평소 고민을 털어 놓는 대상도 친구나 교사가 아닌 부모님이다. 이군은 “부모님이 어떤 상황에서도 내 선택을 격려해주는 심리적 지지자라고 믿을 수 있어 안정감 있게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경쟁의식은 경계해야

이영재군의 학습성향 검사 결과는… 이영재군은 자신이 정한 목표와 계획을 이루기 위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유형이다. 때때로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실수를 통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능동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 무작정 되는대로 공부하기보다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을 선호한다. 현재 스트레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학습동기가 매우 높다. 어려운 내용에 부딪히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편이다. 성취욕구가 높기 때문에 공부나 놀이에서 다른 사람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며, 누군가와 경쟁할 때 더 열심히 한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의식은 공부 자체의 즐거움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가게 되면 긴장이나 불안을 높여 오히려 공부에 방해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또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 사소한 지적을 받았을 때 과도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퓨처북 전종희 컨설턴트

< 김지혁 mytfact@joongang.co.kr >

< 사진 =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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