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증권 미국에 '외상'으로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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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쌍용투자증권이 미국의 투자회사인 H&Q에 '외상' 으로 매각됐다.

쌍용증권의 대주주인 쌍용양회 박영일 (朴英一) 사장은 H&Q 동북아시아담당 윙킁슈 사장과 18일 쌍용그룹이 보유한 쌍용증권 지분 28.11% 전부를 주식부터 넘겨준 뒤 대금은 나중에 받는 '선 (先) 주식양도, 후 (後) 결제 방식' 의 인수계약서에 서명했다.

국내 기업이 이같은 방식으로 외국회사에 매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주식양도, 후결제' 방식에 따라 쌍용은 1년후부터 매각대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H&Q는 쌍용이 대금청구를 하는 시점의 주가의 25~40%를 인수대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쌍용측이 밑지는 장사를 안하려면 18일 현재 2천2백원 가량인 쌍용증권의 주가가 1년뒤 최소한 3~4배 올라 1만원 이상이 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H&Q는 11월 중순까지 유상증자와 사모 전환사채 (CB) 인수 등을 통해 1천5백억원을 쌍용에 투자하기로 했다.

쌍용증권은 이밖에 ▶회사채 1천5백억원어치를 연내에 발행하고▶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등을 통해 7백억원의 자금지원을 확약받는 등 모두 3천7백억원의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쌍용증권측은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감독당국의 재무건전성 기준인 영업용 순자본 비율 1백50%를 훨씬 상회하는 우량증권사로 거듭나게 될 것" 이라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서를 19일 증권감독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미 감독원측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냈다" 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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