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래, 예비대학생 만나다 “기적 이뤄낸 나, 불행해 보입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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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 강원래가 예비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2000년 불의의 사고를 딛고 일어선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강원래는 25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에서 열린 예비대학생 초청 페스티벌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고등학생들 앞에서 특강을 했다.

강원래는 꼴찌가 대학에 진학하게 된 과정, 나이트 클럽을 전전하던 ‘날라리’가 한류 열풍까지 일으킨 가수가 된 사연 등을 들려주면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그는 2000년 갑자기 겪게 된 불의의 오토바이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강원래는 “억울하기도 했다.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파란불이 켜져 출발하는데 불법 좌회전을 하는 차량과 충돌했다. 내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가 아니었기에 고통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후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아내 김송과 적잖은 갈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송이와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손에 잡히는 건 닥치는 대로 집어던지고 멱살을 잡고 싸운 적도 있었다. 화가 났다. 그런데 또 연예프로그램에서 카메라가 오면 가식적으로 쇼를 했다. ‘힘들지만 잘 견디고 있다’고….”

당시 무려 6개월을 재활치료를 위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강원래는 아내 김송과 눈물로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

담당의사는 그에게“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강원래씨는 휠체어에서 춤을 출 수 있다”고 말했지만 당시 강원래는 의사에게 욕을 하며 “기적은 내가 일어나 걷는 것”이라고 외쳤다.

그토록 힘든 고통의 시간을 지나 그가 다시 인생의 재기를 꿈꿨던 것은 장애인들을 만난 뒤부터다. 수많은 장애인을 만난 그는 “나는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당시 세상을 포기하려 했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4년이 지난 뒤 그는 의사의 말대로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출 수 있게 됐다.

그가 특강을 마무리하면서 객석을 향해 “내가 불행해 보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객석에서는 “아니오”라는 대답이 울려퍼졌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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