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김정운 찬양 노래 확산

중앙일보

입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정운을 찬양하는 노래가 현지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리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11~14일 방북하고 돌아온 일본 후쿠오카현 북일우호협회 소속 회원들의 증언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방북 기간 ‘발걸음’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를 여러차례 들었다. 이 노래는 “우리 김 대장의 발걸음, 힘차게 한번 내딛으면 전국의 산하가 기뻐하네”라는 등 김정운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이 방문한 황해북도의 한 농장에는 회의실에 이 노래 가사가 걸려있었는데, 농장의 여성주임이 직접 노래를 불러줬다. 평양 교외의 한 제철소에서는 건물 보수공사를 하던 노동자 10여 명이, 평양의 한 음식점에서는 점원이 이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김 대장이 누구냐”는 이들의 질문에 몇몇 사람은 “김정운 대장 동지”라고 답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방북단의 일원인 모리 요시노부 사가대 부교수(국제정치)는 “이 노래는 3대째 후계자 선출을 겨냥한 분위기 조성용”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기타하라 마모루 회장은 “북한 측 북일우호친선협회 회장인 김태종 조선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으로부터 후계자 문제는 공식적으로는 제기되지 않은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긴지는 지난주 도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운을 찬양하는 내용의 ‘발걸음’이라는 노래는 1992년 정운의 아홉 번째 생일 때 처음 발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신문은 “‘발걸음’은 올 2월부터 군 선전부대 공연 등에서 연주됐으며 4월말부터는 연주횟수가 늘고 있다”며 “농장과 공장 등에서도 흔히 불리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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