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도 재정난 빚내서 월급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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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상당수 교육청이 일선 학교의 교원 봉급을 주지 못할 위기에 빠지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다.

세수감소로 교육부의 교부금이 줄거나 제때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교육청은 지출규모를 줄이는 한편 모자라는 돈을 은행 등에서 빌려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도교육청의 경우 추석 보너스를 포함해 이달에 지급할 교원봉급이 7백억원에 이르지만 금고의 잔액은 80억원에 불과, 교육부로부터 최소한 6백억원의 교부금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월급날인 17일을 앞두고 교부금이 내려오지 않아 농협에 차입금 2백50억원을 신청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매월 5백억~6백억원씩 지급되던 교부금이 올해 3백억원으로 줄면서 전북도교육청은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도 이달 봉급액보다 현재 잔고가 각각 2백억원.8백억원씩 모자라는 상태.

광주시교육청은 올들어 교부금이 예산의 60%로 줄어드는 바람에 학교운영비 등도 제대로 못주자 오는 11, 12월에는 교원월급을 70%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4월 39억원, 8월에 16억원을 각각 은행에서 차입, 교원 월급 부족분을 메웠으며 이달에도 5백억원이 필요하지만 잔고가 1백억원밖에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매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교원봉급을 준 뒤 다음달 교부금이 내려오면 빚을 갚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달 교원 봉급만 1천3백억원인데 현재 잔고는 1백억원밖에 없어 교부금이 제때 오지 않으면 긴급차입을 해야 할 형편이다.

이찬호.김상국.서형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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