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주요 지표 위기 이전 수준 거의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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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거나, 그에 근접해 가고 있다.

22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05포인트(0.34%) 오른 1494.04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의 수준(1477.92)을 넘어선 것이다. 지수는 최근 7일간(거래일 기준) 115.93포인트(8.4%)나 올랐다.

금융위기 직후 어려워졌던 은행들의 외화 자금 사정도 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은행들이 중·장기(만기 1년 초과)로 들여온 외화 규모는 140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하반기(48억5000만 달러)보다 189%나 늘었다.

해외에서 발행된 한국 채권의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물 채권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지난해 말(4.04%포인트)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21일 현재 2.58%포인트를 기록했다. 채권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도 2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 기근’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급등락을 반복하던 외환시장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원화가치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은 달러당 17.1원, 전일 대비 평균 등락 폭은 10.1원이었다. 1분기엔 하루 평균 26.2원, 전일 대비 16.6원이나 오르내렸다. 6월엔 외환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233억 달러)도 지난해 8월 수준(235억 달러)에 육박했다.

불안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2분기 10개 은행의 중장기 외화 차입 가산금리는 3.55%포인트로, 지난해 3분기(0.87%포인트)에 비해선 크게 높다. 외화를 빌려올 수는 있지만, 이자를 예전보다 훨씬 많이 물어야 하는 것이다. 또 해외 변수에 따라 차입 여건이 나빠지거나, 환율이 불안해질 우려도 있다. 온영식 금감원 외환시장팀장은 “동유럽의 금융시장 등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 사라질 때까지는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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