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파죽의 8연승 … 선두가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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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롯데 이대호가 두산전 6회에 솔로홈런을 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동료들이 달려 나와 환호하고 있다. 이대호는 시즌 73타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두산과 롯데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것은 1995년 한국시리즈(두산 4승3패)가 유일하다.

그러나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선 양팀 간 ‘14년 만의 가을 잔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1위 두산과 4위 롯데의 승차가 2.5경기(무승부 포함)에 불과한 가운데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만일 롯데가 3연승을 거둔다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 경기 전부터 양팀 더그아웃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롯데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특히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다”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아직까지 순위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지만 롯데가 3연승을 거둬 1위로 올라가면 좋은 일 아닌가”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 1차전에서 롯데가 먼저 웃었다. 롯데는 에이스 손민한의 역투와 이대호·가르시아·김민성의 홈런포를 앞세워 14-2로 대승했다. 두산 홈 팬들보다 많은 3루 쪽 원정팀 관중의 ‘부산 갈매기’ 응원가 속에 8연승을 달린 4위 롯데는 1위 두산과의 ‘실질 승차’를 1.5게임으로 줄이며 선두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선발로 나선 손민한은 최고 구속은 143㎞에 그쳤지만 특유의 컨트롤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시즌 5승(2패)째를 수확했다. 1회 말 첫 타자 고영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내 안정을 되찾아 5이닝을 3피안타·2실점으로 막아냈다. 1회 임재철을 포수 플라이로 잡아 개인 통산 1500이닝(역대 20번째) 투구 기록도 달성했다.

타선에선 4번타자 이대호의 해결사 능력이 빛났다. 이대호는 1-1 동점이던 3회 1사 1, 3루에서 역전 결승 좌전 안타를 때린 데 이어 3-2로 쫓긴 6회에는 상대 선발 니코스키로부터 비거리 125m의 좌중월 쐐기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시즌 17호이자 2경기 연속 홈런. 8회에는 내야 땅볼로 1타점을 보태는 등 이날 5타수 2안타·3타점으로 페타지니(LG·72타점)를 제치고 타점 단독 선두(73개)로 올라섰다. 롯데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는 5-2로 앞선 7회 초 우중월 만루 홈런(시즌 16호)을 날려 승리를 확정지었다.

LG는 광주 원정 경기에서 선발 봉중근의 7이닝 1실점 호투(시즌 8승)에 힘입어 KIA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최하위 한화도 인천에서 SK를 11-1로 대파하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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