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예상깨고 세대교체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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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 인민무력상 (국방장관)에 이른바 '혁명 2세대' 가 들어앉았다.

김일철 (金鎰喆) 차수 (원수 다음 직책)가 군실무 총책임자에 임명된 것이다.

국방위원장 김정일 (金正日) 의 예상을 깬 인사며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그의 나이가 65세이나, 70대 후반의 항일 빨치산 원로들이 군을 관리해온 북한에서는 신세대로 통한다.

초대 민족보위상 최용건 (崔庸健) 이후 최광 (崔光) 까지 무력부문 최고책임자 6명 모두 혁명 1세대 출신이었다.

이에 따라 북한 군부가 모처럼 새로운 체제를 갖췄다.

김일성 (金日成) 사후 (94년 7월) 4년여간 오진우 (吳振宇).최광 인민무력부장이 사망하면서 군부의 새 책임자를 찾지 못해 파행적 군 관리가 계속됐다.

새 헌법에서 위상이 크게 강화된 국방위원회와 인민무력성과의 역학관계도 관심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군사정책 수립이나 주요 결정은 국방위에서 처리하고, 무력성은 행정 집행기관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한다.

전반적으로 군부의 득세와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방위원들이 당비서인 계응태.전병호.한성룡보다 서열이 앞선 것은 좋은 예다.

국방위원 10명중 7명이 중앙군사위원과 정치국 후보위원 등 당직 (黨職) 을 겸하고 있다.

국방위는 '국방사업 전반을 지도하는' 권한을 부여받고 군부통치를 시행하는 '사령부' 역할을 하게된 것이다.

당연히 국방위원인 조명록.김일철.이용무.김영춘은 '뜨는별' 로 군부 실세로 자리할 게 분명하다.

김정일은 8일 대장 이용무와 김용연 (만경대혁명학원장)을 차수로 승진시켰다.

국방위 제1부위원장 조명록은 국방위와 인민무력성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 서열에서 후배들에게 밀린 이을설.백학림.전병호.김철만의 입김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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