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와하하 그룹 '콜라 독립'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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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에 콜라전쟁이 한창이다.

코카와 펩시가 점령하고 있는 중국의 콜라시장에 중국의 대표적 음료회사 와하하 (娃哈哈) 그룹이 뛰어들었다.

제품이름은 페이창 콜라 (非常可樂) .비상시대엔 비상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중국 국산품이라는 점에 판촉전략을 맞추고 있다.

창청 (長城) 콜라와 광둥 (廣東) 의 젠리바오 (健力寶) 콜라 등 기존 중국제 콜라가 있긴 하지만 '중국인이 만든 콜라' 를 각별히 강조하는 페이창 콜라의 대대적 광고가 자존심 강한 중국인들의 마음을 흔들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페이창 콜라는 중국인들이 대거 TV 앞에 모인 지난 6월 프랑스월드컵축구 개막일에 맞춰 탄생을 알리는 등 치밀한 홍보전략 덕에 소비자들에게 곧바로 다가서게 됐다.

지난 87년 창립, 유제품과 증류수 분야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은 와하하그룹의 97년도 매출액은 21억위안 (元) 으로 이익은 3억위안을 기록했다.

은행저축 10억위안에 기업자산은 17억위안. 부채는 제로. 이탈리아로부터 첨단수준의 콜라 생산라인 2대를 1억2천만달러를 주고 사들여 중국 콜라사들의 고질적 약점이던 기술부족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연 생산량은 20억병. 와하하는 지난 10여년간 중국 전역에 실핏줄처럼 구축해놓은 판매망이 강점으로 꼽힌다.

코카와 펩시의 반격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맛에선 코카나 펩시의 독특함을 전혀 따라올 수 없고 가격면에서도 코카나 펩시에 비해 겨우 0.5위안이 싼 유사품을 어느 소비자가 사겠느냐고 목청을 높인다.

뿐만 아니다.

페이창 콜라가 국산임을 주장하지만 사실 와하하그룹 주식의 51%가 프랑스 식품공사 소유라는 등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백억위안으로 추산되는 중국 콜라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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