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엑스포]개막제 색다른 형식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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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문화시대로 향하는 발상 전환의 상징을 지닌 이벤트인만큼 조직위는 그 시작을 알리는 개막행사도 기존과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스포츠 이벤트를 시작할 때 늘 해오던 식전.공식.식후 행사로 나누어지는 '개막식' 형식을 깨고 문화적 의미를 담은 '개막제' 로 준비하고 있는 것. 딱딱한 의식행사를 모두 제거하고 초청귀빈과 공연자.관객이 모두 하나가 되어 직접 참여하는 40여분 길이의 총체극이 11일 개막행사의 전부이다.

춤과 노래.드라마가 어우러진 총체극 형식 개막제는 이후 다양한 행사에서 벌어질 개막무대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대연출가 유경환씨가 총연출을 맡은 이 총체극은 신라설화 수로부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수로부인이 강릉 유수로 부임한 남편을 방문하는 행렬 도중에 부인의 아름다움에 반한 수도승이 꽃을 바치는 '헌화가' 라든지, 용왕의 수로부인 납치, 주민들이 춤과 노래의 힘으로 다시 부인을 되찾는 '구지가' 이야기 등 극적인 요소들을 국수호 디딤무용단과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비롯해 4백50여명의 출연진이 엮어낸다.

이야기 흐름을 끊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축사 등 필요한 공식 멘트가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예정인데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비밀이라고. 안무는 현대무용가 육완순씨의 자문으로 대구시립무용단 구본숙 단장 등이 공동으로 맡았고, 주인공인 수로부인 역은 지난해 미스코리아 대회 입상자이기도 한 계명대 무용과 재학생 여혜전씨가 맡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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