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워크아웃 대상기업 신청에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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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구백화점이 1일 주채권은행인 대구은행에 워크아웃 (기업구조개선) 대상기업으로 선정해 달라는 신청을 내면서 지역경제계에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고 있다.

동아백화점과 함께 대구지역 최대 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 워크아웃 대상에 오르자 "대구에서 남아나는 대기업이 있겠느냐" 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백화점측은 "일부 계열사 부실로 모기업인 백화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신청을 냈다" 고 말했다.

◇ 원인 = IMF이후 계열사인 대백종합건설과 대백가구가 판매부진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 특히 대백종합건설은 95년4월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 이후 관청 공사 수주 자격이 제한된데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아파트 분양마저 어려워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또 대백가구도 주로 비싼 가구를 제작, 판매하는 바람에 판매실적이 급감해 모기업인 대구백화점에 큰 짐이 돼왔다.

대구백화점은 자산 4천8백20억원에 부채 3천8백3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나은 편. 그러나 문제된 대백종건은 자산 1천6백40억원에 부채가 1천4백10억원, 대백가구는 자산 2백91억원 부채 2백53억원으로 나타났다.

◇ 파장 = 지역 경제계는 청구.보성의 화의신청.법정관리와 갑을.우방의 워크아웃 대상업체 선정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위기설' 이 또다시 현실화하는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대구지역의 다른 유통업체도 발행 어음이 돌아오는 등 파장을 염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영업은 정상이지만 계열사 어려움 때문에 더 큰 불상사가 날까 봐 위크아웃 신청을 냈다" 며 "대백건설은 사업물량이 별로 없어 별 문제가 없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구백화점과 계열사의 1천5백여개 협력업체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앞날 = 대구백화점 8개 계열사 가운데 포항의 대백유통은 합병을 하고, 문제된 대백종건과 대백가구는 문을 닫는다 (청산) 는 방침. 또 대백관광.대백기획 등 나머지 계열사 모두는 매각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주력인 유통부문을 살리려는 가운데 나머지는 청산.매각될 전망이다.

주채권기관인 대구은행 등 25개 금융기관은 오는 10일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를 열 계획. 이후 3개월 동안 경영실사와 대구백화점측 자구계획 등을 평가해 추가지원및 기업정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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