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희의 SUCCESS 인상학] 입 크고 얼굴 둥글면 새로운 도전 즐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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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경제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기 때문인지 이직이나 창업 계획을 상담하려는 사람이 최근 부쩍 늘었다. 자신의 적성과 더 높은 연봉을 고려한 자발적 선택이건, 실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경우건 고민은 한 가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결정인지, 잘 해낼 수 있을는지"하는 것이다. 물론 이목구비만 보고 전직 운과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무원이나 기업체 간부를 대상으로 한 재교육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일선에서 떠나야 할 사람인지, 활발하게 일을 계속해 나갈 사람인지는 거의 구별이 된다. 사람마다 지닌 기와 마음가짐을 자세나 눈빛.얼굴의 찰색 등을 통해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구가 작더라도 앉아 있는 자세가 안정감이 있어 바위처럼 흔들림이 없는 사람은 어디에 있건 제 몫을 다해내는 형이다. 따라서 이직이나 창업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다른 사람에 비해 크다. 비교적 가슴이 넓고 단단한 체격으로 우선 신체적으로 건강한 느낌이 들고 4 ~ 8시간까지 진행되는 강의에서도 내내 또렷하면서도 고요한 눈빛을 유지한다. 강단에서 보면 이런 사람은 뒷자리에 앉아 있어도 금세 눈에 띈다. 인물이 잘 생긴 것과는 별개로 얼굴에서 안정된 기가 느껴진다.이런 유형이라면 다소 어려움에 봉착한다 해도 여유를 가지므로 지금까지 하던 일과 완전히 다른 업종에 도전하더라도 적응이 빠르다.

반대로 앉아 있는 자세가 삐딱하거나 벽이나 책상에 기대어 있는 사람에게서는 '비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몸이 아프거나 피곤해서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의욕이 없는 자세와 표정을 보이는 경우다. 이런 이는 미래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없다. 인간적으로는 좋은 사람일 수 있으나 소극적인 인상 때문에 "함께 일해 보자"는 제안을 받기 어렵다.

직장에 대한 불만을 유난히 자주 토로하며 이직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얼굴색을 차분히 살펴보자. 장기의 상태와 혈행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색은 그 사람의 건강과 마음 상태를 뚜렷이 보여준다.

얼굴빛이 거무튀튀하면 하는 일이 지체되고 있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이마에 먹구름이 낀 듯 거뭇거뭇하면 직장인의 경우 상사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가슴 끓이고 있다고 본다. 피부가 희더라도 뺨에 윤기가 없고 진하게 불그스름한 색이 올라와 있다면 현재 대인관계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상태다. 위나 간의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을 때, 한마디로 억울하다고 느끼고 흥분할 때 나타나는 색이다. 어쩌면 그가 하는 불평은 근거가 없거나 주관적 판단일 수도 있다. 따라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직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불만을 갖게 된다. 이런 사람은 먼저 자신의 능력과 회사에서의 성과 등을 찬찬히 돌이켜보아야 한다.

얼굴이 길고 갸름하면서 코가 긴 사람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한 우물만 파는 형이어서 직장을 옮기는 문제에서도 크게 주저한다. 신중한 점은 좋지만 지나치게 망설이다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이 길이 아니다'싶으면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해 보자.

반대로 얼굴이 둥글고 피부탄력이 좋으면서 입이 큰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기질상 과감한 변화를 즐기며 사람들과도 쉽게 어울리므로 새 환경에 적응도 잘한다. 입이 작고 말수가 없이 소심한 사람은 이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의외의 곳에서 해답이 나올 수 있으니 가까운 선배나 친구, 가족에게 터놓고 상의해 보자.

이직이나 창업은 철저한 준비와 고민 끝에 단행해야 할 것이다. 막연히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 그만두거나, 월급이나 복지조건만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옮겼다가는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요즘 이직은 '흠'이 아닌 '기회'일 수도 있다. 앉아 있다 일어설 때에는 반드시 몸을 한번 굽혀야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제껏 누리던 권리나 편의를 일정 부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기회는 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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