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기술 수준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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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워싱턴.도쿄.파리 = 김수길.오영환.배명복 특파원]북한 미사일 발사는 당장 일본의 군사적 방위망 구축을 자극한 것을 비롯, 미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대한 경계심을 부추겼다.

미.일 양국은 각각 구체적인 방어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는 유럽은 아직 정부차원의 대응이 없지만 언론은 이 문제를 핵확산차원에서 경계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대포동1호 미사일 발사실험 성공으로 북한 미사일의 기술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사정거리 1만㎞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급 대포동3호까지 개발하게 되면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포동1호의 실험 성공이 곧 북한 미사일 기술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 정부의 논평처럼 이 미사일은 북한이 의도했던 거리를 다 날아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극복하지 못한 기술적 과제로는 무엇보다 탄도미사일 기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궤도 수정을 위한 주엔진 조정능력' 이 꼽힌다.

미사일이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지려면 관성항법장치가 자동적으로 위치를 인식해 계산한 궤도좌표에 따라 미사일 후위에 장착된 3개의 분사장치를 조정,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이번 미사일 실험에서 관성항법장치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이 드러났으며 이를 보완해주는 위성자동위치측정장치 (GPS) 도 갖출 수 없어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 국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발사를 계기로 중동국가의 본격 미사일 구입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가장 주목받는 미사일은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 이다.

이란의 거액 자금지원과 북한 노동1호 기술의 합작으로 개발, 지난 7월 발사실험한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 1천3백㎞로 이스라엘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이란이 목표로 하는 사정거리 2천㎞의 '샤하브4' 개발에도 북한 기술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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