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화재 밀매 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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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문화재의 대규모 밀반입 실상이 검찰 수사를 통해 처음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특히 국내 유일의 골동품 감정기관인 한국고미술협회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검찰이 밝힌 이들의 문화재 밀매행각은 폭력조직의 그것만큼이나 치밀하다.

김종춘 회장과 김태형 부회장은 밀반입할 도자기와 가격을 결정하고 대금을 지불하는 총책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중국에 직접 가서 총책이 지정한 문화재를 구입하는 운반책, 중국에 상주하며 매수할 문화재를 찾아 총책에게 보고하는 수집책, 운반책으로부터 밀반입 비행기편명을 전달받고 검색없이 통관조치해 주는 통관책, 밀수자금으로 사용할 외화를 조달하는 자금책까지 거느렸다.

이들이 이용한 북한문화재 유출경로는 두가지.

첫번째로 북한에서 도굴.절취된 문화재는 신의주를 거쳐 야간에 압록강의 중국 관광보트에서 화교에게 인계돼 중국 단둥 (丹東) 시로 유입됐다.

두번째로 함경북도 온성에서 두만강을 건넌 문화재는 중국 옌지 (延吉) 의 호텔.아파트 등에서 은밀히 거래됐다.

이들은 외화를 직접 들고가거나 조선족 또는 현지인의 계좌를 이용하는 수법을 썼으며 한번에 미화 40만달러를 갖고 출국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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