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당선 연설문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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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늘 우리 당은 새로운 각오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힘있는 야당, 새로운 정치를 향한 대장정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저는 겸허한 마음으로, 그러나 용기와 확신을 갖고 동지 여러분이 맡겨주신 사명을 완수할 것입니다.

우리는 엄청난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이 기반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공장은 멈추고 실업자는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더구나 극심한 수재까지 겹쳐 민생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권력투쟁에 함몰돼 거센 폭풍우가 닥쳐오고 있는 데도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냉소는 이제 분노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불신과 대결의 우리 정치 반세기를 종식시키고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시켜야 합니다.

국익과 민생을 외면한 소모적인 대결정치를 끝내고 대화와 타협의 생산적인 정치를 펼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당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강력하고 민주적인 리더십으로 당의 화합과 결속을 이뤄낼 것입니다.

'일하는 정당' '사람을 키우는 정당' '국민과 함께 하는 정당' '미래를 개척하는 정당' 으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새 야당 총재로서 김대중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촉구합니다.

나라의 위기가 집권세력의 권력확장을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됩니다.

독선과 독단의 정치로는 그 어떤 국민적 합의도 이끌어낼 수 없고 국민적 고통만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金대통령과 여당은 권력을 앞세운 야당 파괴공작을 즉각 중단하고,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 어떤 것도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보다 우선할 수 없습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지는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소한 의견차이나 이해관계를 모두 버립시다.

오로지 힘있는 야당,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데 우리의 힘을 모읍시다.

우리는 반드시 차기 집권당이 될 것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거듭 태어난 우리 당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새로운 정치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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