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무차선회 법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전남 장성군 백양사에서 22일까지 5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무차선회 (無遮禪會) 는 역시 첫날의 고승대법회가 꽃이었다.

서옹 (西翁) 백양사방장.혜암 (慧岩) 조계종원로회의의장.진제 (眞際) 해운정사 금모선원조실스님의 상당 (上堂) 법어를 모았다.

◇ 서옹스님

黑山崩倒壓銀山이라 乾坤盛衰徒自然이로다.

石火光中任殺活이라 直得四海却倒流로다.

(검은 산이 거꾸로 무너져 은산을 누름이라/하늘과 땅이 성하고 쇠함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도다.

//돌과 돌이 부딪쳐 불 번쩍하는 사이에/자유자재 (自由自在) 하게 죽이고 살림이라. 바로 사해 (四海)가 거꾸로 흐르도다. )

◇ 혜암스님

昨日에 也任磨하니 罪過彌天이요, 今日에 也任磨하니 虎口에 橫身이라, 折半裂三은 卽不問이어니와, 格外一句는 作磨生고. (어제도 이렇게 공부를 안하고 지나가니 죄와 허물이 하늘에 넘치고, 오늘도 닦지 않고 이러하니 호랑이 밥이로다.

둘 셋은 묻지 않거니와 격 밖의 한 마디는 어떻게 하려는가?)

東方日出하니 如晝照光하고, 無遮禪會하니 毘盧放光이로다.

(동쪽에 해가 뜨니 낮과 같이 광명이 비치고, 무차선회를 하니, 비로불이 광명 (光明) 을 놓네. )

喝!一喝 白巖 정상 無根樹는 不受秋風丹楓紅이로다.

(백암산 꼭대기 뿌리없는 나무는 가을바람 아니라도 단풍이 아름답네. )

◇ 진제스님

三世 佛祖가 遭倒炭이로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흑탄속에 거꾸러짐이로다. )

千言萬語無人會 向下文長付來日 (천번을 말하고, 만가지를 말해도 아는 사람이 없네. 향 (向) 하는 아래의 글이 길으니, 내일에 있어 부치리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