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대통령이 정치 얘기 한마디 안 하니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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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저 외엔 서울대서 대통령 된 사람이 없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된 서울대 인문대 총동창회 회보 7월 창간호에서 한 얘기다. 철학과 47학번인 그는 5월 상도동 자택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중학교 때부터 하숙집에다 ‘미래의 대통령’이라 써 놓고 공부해 꿈을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본래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제 치하 관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치는 더 할 수 없었다”며 “광복이 되고 나면 미국식 대통령제가 될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대통령 꿈을 가졌다”고 했다. 철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정치학과를 가려 했는데 은사가 학문 중 철학이 최고라고 했다”며 “제2전공으로 정치학을 하고 정치학 강의를 많이 들었다. 정치가 최고 학문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진 않았으나 “대통령이 정치에 대해선 아무 관심 없는 것처럼 관여를 안 하고, 정치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고, 도대체 뭔지…”라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가 청산 안 되었으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안 됐다”며 “정치에는 의리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영국 대처 총리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했다. “대처 총리가 대통령 선거 기간 한국을 방문했는데 (여론 지지율에서 상대후보에) 8%포인트 앞서는데 왜 TV토론을 하느냐. TV토론은 지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실수를 유발시키려 하는 거라고 해서 (토론회에 참가) 안 했다” 고 회고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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