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때 이렇게 공부해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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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과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3 학생들에게 한 달 남짓한 여름방학은 짧지만 중요한 시기다.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어떻게 보내야 학습성과를 올릴 수 있고, 효율적인 공부법은 또 무엇일까. 쓰라린 좌절을 맛본 뒤 여름방학을 잘 보내 성적이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변신한 선배들을 만나 경험담과 비결을 물었다. 박철범(고려대 법대 2학년)씨는 ‘개념이해 복습’의 중요성을,차우준(한영외고 스페인어과 1학년)군은 ‘문제풀이 반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사진= 최명헌기자김진원기자>


박철범씨 (고려대 법대 2학년)

새참고서와 문제집은 사지 마세요
박씨는 고1 2학기 기말고사때 수학 25점으로 전교 꼴찌를 했다. 하위권 대학에도 들어가기 어려웠던 그가 고려대 법대에 거뜬히 합격한 이유는 뭘까. 비결 중 하나는 방학 중 복습. 그는 “방학 때 새롭게 공부할 욕심에 새 참고서나 문제집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보다는 이전 학기에 사용한 교재와 학습내용을 복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익숙한 교재로 학기 중 빠트린 내용을 공부하면, 배운 내용을 떠올리는 것이어서 낯익은데다 핵심 파악이 쉬워 시간을 절감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여름방학 공부의 경계대상으로 학원·과외·인터넷 강의를 꼽았다. 그는“자기주도학습이 없는 상태에서 사교육 방학특강에 목매는 건 학습효과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강의를 들은 후에는 취약부분을 혼자서 정리·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월~금요일 취약점 공부, 일요일 실전 계획
박씨는 방학 중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취약단원을 공부하는데 할애했다. 구체적인 시간은 정하지 않고 당일 해야 할 학습내용과 분량만 정했다. 시간 준수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고 그날 심신 상태와 외부 상황에 따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는“시간계획표가 아닌 과제표를 짰다”며 “수행여부를 동그라미로 표시, 다음 주 시간계획을 조정해 채우는 식으로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은 가장 취약한 과목인 수학에 40~50%를, 나머지를 영어와 탐구에 20~30%씩 배정했다.

토요일은 아무 계획 없이 비워뒀다. 월~금 중에 실천 못한 학습 분량을 채우기 위한 여유일로 남겨두고, 계획을 모두 지켰다면 다른 공부를 하거나 여가를 즐기는데 활용했다. 일요일에는 혼자 모의고사를 치렀다. 수능기출문제 4년치를 가져다 실전과 똑같이 시간을 정해 풀었다. 그는 “시험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라며 “이미 배운 문제라도 실전 연습을 해야 또 다른 실력이 쌓인다”고 말했다.

차우준군 (한영외고 스페인어과 1학년)

학원 강의 내 공부로 만들기 노력
차군은 중3부터 외국어고 입시 준비에 나섰지만 성적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외고 모의고사를 보면 언어와 사회가 60점대를 맴돌았다. 미국 어학연수를 다녀왔지만 영어도 입시영어에 맞춰 다시 공부해야 했다.그랬던 그가 여름방학을 이용해 모의고사 점수를 90점대로 끌어올렸다. 그의 비결은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 대개 외고입시 수험생은 여름방학 전부를 학원 입시반에서 보내기 일쑤다. 차군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학원수업을 쫓아다녔다. 그 와중에 틈틈이 자기공부 시간을 확보해 예·복습을 했다. 예를 들어 언어시간에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무조건 쉬는 시간에 강사에게 물어 알아뒀다. 영어 단어와 문법, 수학 문제는 작은 단위로 쪼개 쉬는 시간에 풀었다. 차군은 “언어의 경우 시 한편을 골라 그에 딸린 문제 3개 한 세트를 쉬는 시간에 푸는 식으로 집중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배운 내용은 집에서 반드시 복습했다. 특히 수학 문제는 혼자 풀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매달렸다.

주 단위로 취약과목 공부분량 정해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야간시간에는 취약 과목을 보충했다. 부족한 과목의 취약단원들만 골라 주간 단위로 배치했다. 한 주는 언어영역 중 시 단원에만, 또 다른 한 주는 외국어 영역 중 문법에만 집중하는 식이다. 그는 “고전시와 고전소설이 가장 취약했다”며 “일부만 봐도 내용과 주제를 유추할 수 있도록 ‘제목-관련 표현(단어)-인물성격-구성전개’ 순으로 작품들을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학원에서 받은 내용요약 부교재를 활용했다. 부교재와 교과서에서 서로 연관되는 내용을 찾아 함께 보면서 공부해야 할 핵심과 줄거리를 찾아 익혔다. 사회는 이슈 중심 공부로 학습계획을 세웠다. 차군은 “취약한 단원을 골라 주 단위로 배치한 뒤 관련된 시사뉴스·쟁점사항·시사용어를 인터넷으로 찾아 공부했다”고 회상했다. 주어진 내용만 외운 것이 아니라 이를 응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기 공부시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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