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 인수되는 대동은행 지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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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퇴출과 함께 국민은행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어느 곳보다 마찰이 심했던 대동은행은 현재 어떻게 되고 있을까. 우선 대동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은 지난 한달반동안 영업정상화에 거의 매달려왔다.

직원 1천여명을 투입해 전산을 정상 가동하고 고객들에게 예금지급등 가능한 서비스를 복구했다.

본격 인수작업 절차인 자산실사는 조만간 세동회계법인이 펼치게 된다.

인수점포도 확정하고 이달말쯤 대동은행 고용승계 대상자도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고용승계폭을 놓고 대동은행 직원들과의 신경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퇴출상처' 가 쉬 아물 것 같지는 않다.

◇ 절반정도의 점포인수 = 국민은행은 최근 대동은행 점포 1백8곳 가운데 56곳 (대구 26곳, 경북 3곳) 을 인수대상으로 확정했다.

인수 점포는 국민은행 기존점포와의 거리, 성장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결정됐다.

56곳 중 11곳은 10명 안팎의 지점으로, 나머지 45곳은 6~7명 규모의 출장소로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지역에서 인수된 점포는 대구영업부.대덕.복현동.내당서.노원동.지산동.대봉동.동부.동인동.서성로.대서로.두류동.수성동.명덕로.대구법원앞.만촌동.범물동.월배.평리동.현충로.신암동.현풍.대동로.지하철본부 등이다.

◇ 고객불편 여전하다 = 영업 점포수가 크게 줄면서 거래고객들은 멀리 떨어진 점포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예치규모 1억원이 넘는 특정금전신탁은 아직까지 금감위의 지급기준이 나오지 않아 인출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이런가운데 현금자동지급기 등은 정상운용되고 있어 초기 마비현상에선 벗어났다.

본점 영업부 창구에서 만난 한 고객은 "국민은행이 잘해주는 편" 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 고 말했다.

대동은행 대출통장 등은 자산실사가 끝나는 9월 이후에는 국민은행 통장으로 바꿔 이용하도록 돼있다.

신탁계정의 경우 자산실사를 마치면 원금을 정상적으로 찾기 어려울 것에 대비, 고객들이 서둘러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 대동은행 직원들 50~60% 고용승계 주장 = 대동은행 직원들은 자산실사가 끝나는 9월29일까지는 행원신분을 유지하며 급여도 받게 된다.

대동은행 노조측의 주된 관심사는 고용승계와 미고용승계직원의 최저생계비 확보문제. 조만간 노사정위 안이 나오면 노조대표와 국민은행장간에 협의를 시작하며 거기서 이런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 노조측은 국민은행을 많이 도와주고 대신 고용승계 폭은 넓히자는 기본입장아래 "고용승계는 50~60%, 생계보조금은 12개월이 보장돼야 한다" 는 주장을 펴고있다.

◇ 국민은행측 입장 = 대동은행 전산부직원 96명을 제외하고 고용승계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게 없다고 강조한다.

승계 폭은 노사정위의 안을 참고해 국민은행 본점 인사부에서 결정한다는 복안이다.

지역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 "대구.경북에 특별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타지역과 형평이 맞지 않다" 며 "대동은행과 차이가 나는 담보와 여신기준은 조정할 것" 이라고 밝힌다.

인수팀 관계자는 "국민은행에 대한 대구.경북인들의 이미지가 지금보다 오히려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대구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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