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흔들]한국경제 영향·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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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 양쯔강 홍수사태로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종합상사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에 수출비상이 걸렸다.

종합상사들은 특히 중국의 상반기 경제성장률 (7.0%) 이 연간목표 (8%)에 크게 못미칠 전망인데다 양쯔강 범람으로 하반기에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앞으로 시간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중국 바이어들의 물품대금 지급 지연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신규거래선 신용조사 강화, 중국내 신용장 발급은행 제한 등의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우는 최근 대중국 투자 및 교역과정에서 계약취소.선적 연기요청.클레임 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본부별로 긴급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LG상사 관계자는 "국내시장의 침체로 잉여물량을 대중 (對中) 수출로 돌리고 있던 중이라 타격이 클 전망" 이라며 "급한 대로 바이어의 기한부어음 (유전스 신용장) 대금 지급기일을 90일에서 60일 안팎으로 단축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고 말했다.

또 신용장이 없는 거래는 선적 전에 일정액의 선수금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달러 보유비율을 늘리는 등 중국당국의 외환통제 강화로 현지금융 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온기운 산업동향분석실장은 "중국의 수출증가율과 성장률이 더욱 둔화되고 엔화가치 하락현상이 심화될 경우 하반기중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며 "이같은 환율추세에 대비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내륙지방의 선점과 중간재.자본재외에 소비재 수출에도 역점을 둬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비해 가용 외환보유고를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아시아 통화의 연쇄 추락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넉넉한 외환보유고를 토대로 원화환율의 급락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말 한국은행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에 지원한 외화지원금 1백2억달러를 가급적 조기에 상환받기로 했다.

정부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아시아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경우 국내에서도 약 1백50억달러가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백35억달러로 미국 (2백16억달러).일본 (1백47억달러)에 이어 세번째다.

김시래.고현곤.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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