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첫 공개 모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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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신명호 (申明浩) 전 행장의 아시아개발은행 (ADB) 부총재 취임으로 공석 중인 주택은행장을 조만간 은행장 선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李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발된 신임 은행장에게는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임원 추천권을 부여하는 한편 일정 기간 후 은행 주식을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이른바 스톡옵션 (일종의 보너스) 도 허용하겠다" 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주택은행은 선발위원회 공모를 통해 2명을 선발해 은행장추천위에 올린 뒤 여기에서 한 명을 선정, 주총에서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가스공사 등 일부 공기업 사장이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적은 있지만 은행장을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주택.산업.수출입은행 등 정부 출자은행장은 재경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이사들은 은행장의 제청으로 재경부장관이 임명해왔다.

이같이 신임 주택은행장이 공모로 선발됨에 따라 현재 구조조정 여파로 임원 물갈이가 한창인 시중은행의 행장 선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가 이처럼 은행장 선발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은 은행의 자율.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유능한 외부인사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정부가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요청하면서 국책은행 요직에는 여전히 금융당국이 낙하산 인사를 한다는 지적도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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