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쯔강 최악 홍수 왜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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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양쯔강이 사상 최대의 홍수위험에 처한 대표적 이유는 대부분의 강 바닥 (河床) 이 주변지대보다 높다는 데 있다.

특히 70년대 이후 계속된 공업화정책과 이에 따른 강주변 산림훼손 등으로 토사와 모래가 강으로 유입돼 강바닥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번 홍수로 범람위험이 가장 큰 후베이성 웨양 (岳陽) 시 둥팅 (洞庭) 호의 경우 주변지대는 해수면보다 겨우 32m 높은 반면 양쯔강 강바닥은 해발 45m나 된다.

강이 하늘에 자리잡은 꼴이다.

제방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지만 제방의 능력에 벗어나는 홍수가 발생하거나 제방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대규모 인명피해로 연결되는 홍수가 일어나게 된다.

여기에다 올 장마와 이상기후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최악의 홍수를 부르고 있다.

중국 국가 기상센터의 리웨이징 (李維京) 박사는 엘니뇨 현상 등 이상기후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엘니뇨 탓에 계절풍이 약해지면서 집중호우가 발생했고 중국 고원지대 적설량이 예년보다 유난히 많아 강수량이 크게 불어났다.

또 서태평양 고기압이 강세를 띠면서 남부지방에 엄청난 호우를 뿌렸다.

또 예년에는 저수기능을 해왔던 양쯔강 주변 둥팅호와 포양호 등이 이번엔 이미 폭우로 만수위가 된 상태에서 상류의 물이 합류되자 오히려 물을 강으로 쏟아내 홍수를 부채질하고 있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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