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환자 7년 새 2.4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건강한 체격의 회사원 A씨(37)는 2년 전 처음 통풍이 와 한동안 약을 먹고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다시 고기와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원래 술·고기를 좋아하지만 고깃집에서 회식할 때마다 매번 빼기가 어려웠고, 윗사람이 권하는 술잔을 피하기는 더 힘들었다. 그러더니 며칠 전 갑자기 통풍이 재발해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갔다. 왼쪽 엄지발가락에서 시작한 통증이 발목까지 번져 공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꼼짝 못 하고 병원 침대에 누워 이틀 동안 치료받은 뒤 퇴원했다. A씨는 “평소 별 증상이 없으니 통풍이 있다고 얘기해도 주위에선 아무도 믿지 않더라”며 “내심 ‘설마 무슨 일 있겠느냐’고 방심하다 아주 혼났다”고 말했다.

통풍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병은 기름진 음식이나 술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주로 생겨 ‘귀족병’으로 불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1년 통풍 환자가 8만1000여 명에서 2008년 19만4000여 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평균 13%씩 증가했다. 특히 70대 남성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2079명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또 2008년 기준으로 남성 환자(17만6000명)가 여성(1만9000명)보다 훨씬 많았다.

통풍이란 핏속에 요산이 쌓여 생기는 병이다. 요산이란 세포 DNA의 대사산물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런데 요산이 체질적으로 많이 만들어지거나 콩팥에 문제가 있어 잘 내보내지 못하면 관절에 쌓여 염증을 유발한다.

 알코올은 요산 합성을 촉진하므로 절대로 피해야 한다. 일단 통풍이 오면 진통소염제로 염증을 가라앉힌다. 치료 후엔 요산을 몸 밖으로 잘 내보내도록 도와 주는 약이나 요산을 덜 만들어 내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