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 평가전] 좋았던 90분, 아쉬운 '+1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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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선수들을 풀가동하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비김으로써 한결 나아진 조직력을 선보였다.

26일 경기도 고양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파라과이 선발팀을 시종 리드했지만 막판 기습을 허용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21일 일본 오사카에서 벌어진 올림픽팀 한.일전에서 0-2로 진 뒤 이어진 9경기 무실점의 기록도 막을 내렸다.

▶ 선제골 합작 전반 3분 조재진(右)이 선취골을 넣은 뒤 달려나가고 있다. 골을 어시스트한 박규선이 활짝 웃으며 뒤따르고 있다. [고양=연합]

한국의 선제골은 일찍 터졌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완벽한 호흡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전반 3분 센터서클 부근에서 공을 잡은 최태욱이 파라과이 진영 왼쪽에서 수비수 뒤로 돌아 들어가는 박규선에게 긴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허를 찔린 파라과이 수비진이 뒤로 돌아섰을 때 박규선은 골 지역까지 들어가 있었다. 각을 좁혀 나오는 파라과이 골키퍼 보바디야를 본 박규선은 반대쪽에서 쇄도하는 조재진에게 공을 연결했다. 조재진은 텅 빈 골문 안으로 공을 가볍게 차넣었다. 쉴새없는 움직임과 정확한 위치선정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순식간에 골을 뺏긴 파라과이는 라미에스.기메네스 투톱을 제외한 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좀체 중앙선을 넘지 않으며 수비 위주의 경기를 했다. 한국의 공세는 무서웠다. 전반 6분 최성국과 32분 김두현이 연결한 크로스에 이어진 조재진의 헤딩슛은 정확히 골문으로 향했으나 좀 약하거나 너무 정직하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파라과이는 전반 38분 후방에서 내지른 긴 스루패스를 기메네스가 잡아 골키퍼 김영광과 1대1 찬스를 잡았으나 김영광이 먼저 공을 잡아냈다.

한국은 후반전을 철저히'평가'에 맞췄다. 전반 중앙수비수를 맡았던 유상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유상철은 제 역할을 소화했고, 특히 후반 15분에는 기막힌 스루패스로 조재진에게 찬스를 열어줬다. 조재진의 슈팅은 그러나 골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한국은 후반 중반 김영광을 빼고 김지혁을 기용,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수문장을 맡겼다. 90분간 잘 싸운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파라과이 보가도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김호곤 감독은 "측면돌파 후 중앙으로 연결하는 기습전략이 대체로 잘 가동됐다"면서도 "빠른 플레이는 이뤄졌지만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에 유상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린 실험이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30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 출국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호주전에는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합류한다.

고양=장혜수.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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